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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 개혁 통한 자기 쇄신만이 살 길

기사승인 202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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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대 젊은 직원들은 기존세대 문법 따르지 않아…내가 속한 조직이 욕먹는 것이 싫어서 참았던 기존 세대들의 정서를 신규 직원들은 따르지 않아

 

 서울 노원구의 한 공무원이 초과근무수당 및 여비 부당수령을 거부했다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알려졌다. 회식을 하면서 초과근무 신청을 하고 내근하면서 출장비 수령하는 일이 관행처럼 이어져 왔는데, 이를 거부했다가 조직 문화를 이해 못하는 부적응자 취급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일로 해당 지자체는 사회적 지탄을 받았고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일까지 있었다.

 단편적인 사건일 수 있지만 잘 들여다보면 생각해볼 지점이 좀 있다. 이 사건이 빠르게 변화하는 공직사회의 일면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원주시만 해도 2014년 이후 채용된 공무원이 구성원의 절반을 이루고 있다. 세대변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지는 가운데, 20~30대 젊은 직원들은 기존세대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조직문화를 받아들이는 정도이다. 기존 세대들과 비교해 부당하다고 느끼는 일에 반응하는 임계점이 낮다. 공직에 오래 몸담으며 때로 부당한 일을 당하더라도, 내가 속한 조직이 욕먹는 것이 싫어서 참았던 기존 세대들의 정서를 신규직원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부당한 일을 당하면 조직을 위해서 참기보다 이를 호소하고 해결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직장에서 부당하다 느끼는 일이 있으면 문제제기를 하고 언론에도 제보하여 억울함을 풀고자 한다.

 아마, 앞서 노원구 신규 공무원이 초과근무와 출장비 부당 수령 관행을 거부하고, 그 일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과정도 비슷한 맥락에서 봐야 할 것 같다. 공직에 오래 몸담았던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번에 알려진 사건보다 훨씬 심각한 일도 있었지만, 그걸 외부에 알리지 않고 내부적으로 해결할 때가 많았다. 그 시간을 살아온 이들에게 노원구 신규 공무원의 문제제기는 어쩌면 '그 정도 일 가지고 왜 그래?'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허나, 누군가에게는 '그 정도 일 가지고 왜 그래?'하는 일을 신규공무원들은 매우 큰 문제로 여기며,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직장에 대한 자긍심이 크게 떨어진다. 그래서 신규 공무원들의 문제 제기가 외부로 표출되는 것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며, 또한 막을 수 없는 흐름이기도 하다.

 개인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방송을 제작하고 영상을 배포할 수 있는 시대에, 감추고 숨긴다고 끝내 터져나오는 소리를 틀어막을 수는 없는 일이니까. 결국, 내부 목소리에 귀 기울여 바꾸어 나가야한다. 부정부패 척결과 공직사회 개혁을 통해 끊임없이 자기 쇄신을 해야 하는 것이다.

 공무원노동조합 원주시지부는 가장 일하고 싶은 지자체 전국 1등이라는 다소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조합원들과 함께 해 왔다. 이는 결국 끊임없는 내부 쇄신을 통해 시민들에게 인정받는 공직사회를 만들고, 직장에 대한 조합원들의 자긍심을 높이자는 메시지다. 고맙게도 이런 의지에 공감하는 조합원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의견을 들려준다. 그 목소리를 지렛대 삼아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 한다. 진통이 있더라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승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원주시지부 대변인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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