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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그림'으로 인기...전영근 서양화가

기사승인 202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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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그림 속 작가의 '인생여행'...삶이 반영된 따뜻한 그림으로 인기 작가 자리매김

 

 노란색 자동차가 짐을 싣고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지나고 바다와 등대를 지난다. 하늘색 자동차는 문을 열고 화창한 날씨를 만끽하듯 피크닉을 즐긴다. 주황색 자동차는 벼가 익은 누런 들판을 하늘색 자동차는 눈이 소복이 쌓인 눈길을 달린다. 원색의 작은 자동차 위에 커다란 튜브, 과일, 낚싯대 등을 싣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사시사철 여행을 다닌다. 

 전영근 작가(51)가 한국의 사계절을 '여행을 떠나는 자동차'로 정겹게 표현해 2016년도 '동트는 강원'의 표지로 실렸던 작품들 속 내용이다. 행복과 삶의 여유를 뿜어내는 귀여운 자동차의 뒷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코로나로 인해 일상을 잃어버린 지금, 그가 그려낸 '여행'과 '일상'은 아련한 그리움의 대상이 되었다. 작년 열린 그의 작품전 '일상이 의미가 되는 순간'은 이러한 현재의 마음을 대변해 주듯 일상 사물을 무심하면서도 감성적으로 그려냈다. '여행'이 끝나면 일상으로 돌아오듯 자신의 원래 자리였던 '정물'로 돌아온 전 작가는 그만의 시선으로 화폭에 '일상'을 묵묵히 담아냈다.

 그냥 잘 자랄 것만 같아 들여다보지 않았던 고무나무, 리모컨이 홀로 덩그러니 놓여있는 소파, 병이나 주전자들도 한 번도 의미를 부여해보지 않고 무심히 지내버린 소중한 일상들 같아 그림을 보면서 가슴 한편이 저릿하기까지 하다.

 원주 회촌에 고요하게 자리한 전 작가의 작업실은 그의 '일상'이 숨 쉬는 자리다. 일상을 소중히 생각하는 작가답게 가족사진과 아이들이 준 선물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놓여있다. 그의 물건들도 하나하나 손수 만든 수납함을 보금자리 삼아 숨 쉬고 있다. "매시간 고민하고 연구하는 것이 일상"이라는 그의 말처럼 작업실 중앙에는 아직 미완성된 자동차 그림이 마치 숙제처럼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매일 오전 9시면 어김없이 그의 일상은 시작된다.

 술은 물론 즐기던 담배도 끊고 마치 모범생처럼 정돈되어 보이기만 하는 그도 원주고 재학 시절에는 반항기를 주체 못 했던 학생이었다. 미술부 활동을 하며 학업을 등한시하다 대입시험 응시까지 스스로 거부할 정도였다. 졸업 후 군대를 마치는 3년의 공백 기간 끝에 강릉원주대 서양화과에 진학한 그는 인생의 2막을 새롭게 열었다.

 "아침에 버스를 타고 책을 읽는 것이 너무 행복했고 공부가 재미있어서 오히려 노는 게 힘들었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학업에 매진했다"라고 전 작가는 당시를 회상했다. 입시에 지쳐 있다가 대학에 입학하면 '한숨' 돌리는 다른 학생들과는 정반대의 행보였다. 

 열심히 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못 이긴다고 했던가. 두 가지가 모두 해당하는 그는 대학원 졸업 후 강사로 활동하던 서른 살이 되던 해부터 강릉과 원주를 오가며 영감을 받은 것을 계기로 '자동차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그림 속의 길을 달리는 자동차처럼 자신만의 여정에 시동을 걸었다.

 "작품 속 자동차는 나일 수도 있고 삶을 함께하는 동반자일 수도 있다. 그것이 여행인지 인생인지는 본인의 마음속에 있다"라며 전 작가는 작품 속 길 위의 이야기에 대해 열린 해석을 제시했다. 자동차가 싣고 있는 것들이 행복과 여유의 상징일 수도 있고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불안함일 수도 있다는 것, 작품에서 느껴지는 것이 현재 나의 마음이 주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 작가는 MBC미술대전 특선, 중앙미술대전 특선,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등의 다채로운 수상경력과 함께 다수의 개인전, 단체전을 활발히 전개하면서 미술계에 이름을 알렸다. 최근에는 호황을 맞이해 뜨거운 미술시장 속에서 자기만의 색깔이 돋보이는 '핫'한 인기작가로 자리매김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재 춘천에서 열리고 있는 '힘있는 강원전'에서 그의 작품을 이달 25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 이 밖에 그의 블로그 '전영근-이야기가 있는 정물

 (blog.naver.com/vincent4001)'을 열어보면 시간의 순서대로 나열된 그의 작품을 생각날 때마다 꺼내 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동시집 '여행'도 신형건 시인의 글과 어우러진 전 작가의 그림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여행과 관련된 서정적인 내용이 옛 향수를 자극한다. 아이뿐만 아니라 성인이 보아도 정겨운 내용이다.

 "내 생각이 곧 예술이다." 자기 생각에 중심이 있는 사람은 힘이 있다고 말하는 그는 "누구나 일상에서 예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길 희망한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임유리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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