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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나뭇결에 새긴 민중의 역사

기사승인 202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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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판화박물관, 한·중 수교 30주년 민중판화 특별전

   
▲ 이철수 작, 기민행열도.

김봉준 화백 '통일해원도' 등 100여 점 전시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한·중 민중판화 특별전'을 선보여 관심을 모은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근대 사회계몽 운동과 큰 궤를 같이한 한국과 중국의 민중판화 자료 40여 점을 포함 100여 점을 전시한다. 문화재청 생생문화재 사업으로 지난 25일 개막한 이번 특별전은 내년 1월 15일까지 계속된다.   

1970~80년대 민주화 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 한국의 민중판화는 목판화의 굵고 거친 선과 단순한 배경이 주는 강렬한 표현이 특징이다. 걸개그림이나, 삽화 전단 등에 주로 활용됐으며, 민중미술이 추구했던 정신을 극대화 하는 예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는 한국 민중판화 대표작 30여 점을 대형 판화 형태로 소개한다.

▲ 김봉준 작, 통일해원도.

동학을 주제로 삼은 이철수의 '기민 행열 2'와 김준권의 '전봉준의 새야 새야', 광주민주화 운동을 표현한 홍성담의 '대동세상'과 '북 춤' 등 굵은 선과 날카로운 칼 맛을 느낄 수 있는 흑백판화를 만날 수 있다. 김봉준 오랜미래신화미술관장의 '통일해원도'와 홍선웅의 '민족통일도', 남궁산의 '봄처녀' 등 주목되는 다색판화도 여럿이다. 또한 대표적인 민중판화가 오윤의 대표작 중 하나인 '춘무인 추무의(春無仁 秋無意)'가 TP(Test Print)판으로 소개된다.

중국 민중판화는 독일의 콜비치와 일본 창작판화에 영향을 받은 루쉰에 의해 신흥 목각 판화 운동으로 시작됐다. 봉건주의를 타도하는 사회 계몽운동으로, 중일전쟁 때는 항일 기치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중국 전통 년화에 접목, 최근까지 사상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 루쉰 초상판화.

이번 전시회에는 중국 민중판화 30여 점과 아카이브 자료 40여 점 등이 공개된다. 신흥판화의 시작을 연 루쉰의 다양한 초상판화와 중일전쟁 시 항일 의지를 불태운 호일천의 '전선으로 나아가자', 우문의 '탈포' 등이 전시된다. 1950년 발표된 고원의 '모주석 농민담화' 등 10여 점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다. 이밖에도 중국에서 발행된 '판화'잡지 창간호와 중국 공업판화에 사용된 베니어판 판목도 눈길을 끈다.

한선학 관장은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60여 차례에 걸쳐 동아시아 고판화 특별전을 개최했지만 고판화의 전통이 이어진 근·현대 판화를 소개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이번 특별전은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국과 중국의 근·현대 판화를 다양하게 접근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고판화작물관은 지난 25일 특별전 개막과 함께 12차 원주세계고판화문화제를 함께 개최했다. 국제 판화학술대회와 체험 행사, 인출경연대회 등이 진행됐다. ▷문의: 761-7885(고판화박물관)

김민호 기자 hana016@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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