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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원주시 그림책센터장

기사승인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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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예술이 되는 그림책도시 꿈 꿔"

그림책 특화도시 원주 견인…그림책시인이자 전도사

2019년 10월 31일은 원주시민들에게 특별한 날이다.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 세계에서 스물아홉 번째로 원주시가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한 날이기 때문이다. 원주가 가진 문학자산을 기반으로 시민이 참여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이루어 낸 성과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각별한 의미가 있다.

그 중에서도 그림책은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과 함께 '문화적 자생력과 잠재력을 갖춘 도시' 원주의 밑그림이 됐다. 20여 년 전 시작된 몇몇 시민들의 그림책을 읽어주는 활동이 시민문화운동이 됐고 그것을 발판으로 사회적협동조합 그림책도시가 출범했다.

2006년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이 탄생했으며, 그림책 저변 확대로 이어져 지난 17일 원주시 그림책센터 '일상예술'이 문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 같은 과정의 중심에는 그림책전도사, 그림책시인으로 불리는 이상희(60) 원주시 그림책센터장이 있다.

대학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한 이 센터장은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시인이다. 교사와 방송작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했다. 다큐멘터리 '한국의 미'와 '요즘 사람들'이 그녀가 참여한 프로그램이다.

이 센터장이 그림책과 본격적인 연을 맺게 된 것은 번역작업부터다. 출판사에서 일할 당시 여성편집자 모임에서 그림책 번역 일을 제안 받은 것이 그 시작이다. 지금까지 3천여 권의 그림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전집과 단행본을 포함해 출판한 창작 그림책도 50여 권이 넘는다.

원주와의 인연은 2001년 서울 생활의 답답함을 토로하는 남편 원재길 소설가와 의기투합해 새로운 삶을 찾아 정착하면서 시작됐다. 2003년부터 봉산동 원주평생정보교육관(현 원주교육문화관)에서 '그림책교실'을 운영하고 2004년에는 뜻있는 지역 인사들의 도움을 받아 그림책 전문 도서관 '패랭이꽃그림책버스'의 문을 열었다. 그림책버스를 찾는 어린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밤새워 책을 읽고 함께 놀이를 하는 행사를 갖기도 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들의 꿈을 소중히 지켜왔다.

"그림책은 어린 아이부터 100세 어르신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저렴한 일상예술품"


그 때마다 이 센터장의 옆에는 그녀가 지도한 '그림책교실' 강좌를 통해 그림책 버스에 동승한 이들이 함께했다. 올해까지 18기에 걸쳐 360여 명이 배출된 수료생들은 그림책 자원활동가로, 도서관 사서와 방과후 지도교사로 지역사회 곳곳에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사를 가거나 해외에 나가있는 수강생들도 현지에서 그림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센터장은 "개설 당시만 해도 가정이나 이웃 어린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던 소극적인 활동이 지금은 그림책 연구와 자원봉사활동, 그림책 전달자로서의 역할까지 병행하고 있을 만큼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2013년에는 그림책을 통해 문화를 향유하는 그림책 도시 원주를 만들자는 목적으로 사회적협동조합 그림책도시를 출범시켰다. 그림책이 가진 미술과 문학적 예술성을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그림책 전문가를 양성하고 교육, 홍보하는 일에 매진했다. 원주를 파주출판도시나 헌책방으로 유명한 영국의 헤이온와이, 그림책도서관으로 도시재생에 성공한 일본 키조마을에 버금가는 '그림책 도시'로 만들고자 하는 바람에서 시작한 일이다.

그동안 머릿속으로 구상만 하고 있던 계획은 점차 현실화되어가고 있다. 원주시 그림책센터 '일상예술'이 문을 열었고 옆에는 그림책도서관 건립이 추진 중이다. 지난 4일부터 21일까지 선보인 '원주 그림책 프리비엔날레'는 내년부터 2년마다 국제행사로 개최돼 세계 다양한 도시들과 활발한 교류의 문이 열린다.

이 센터장은 그림책을 "글을 읽지 못하는 아주 어린 아이에서부터 눈이 침침한 100세 어르신까지 함께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소장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저렴한 일상예술품"이라고 소개한다.

"그림책을 날마다 즐기며 자라는 아이들과 어른은 남다른 미감을 갖추게 된다"고 강조한 이 센터장은 "훌륭한 그림책 한 권은 거대한 미술관이자 스토리텔링 창작물로서 글, 원화 그림, 아트프린트 등 수많은 콘텐츠를 생산한다"면서 "그림책센터 일상예술의 이름처럼 그림책이 원주시민 모두의 '일상예술'이 되는 그림책도시 구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hana016@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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