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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 세상을 꿈꾼 후원 공간

기사승인 202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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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로 찾아보는 강원감영-⑦ 강원감영과 도교사상

   
▲ 강원감영 후원에 있는 영주관. 도교에서는 신선이 살고 있는 삼신산을 영주산, 봉래산, 방장산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감영 후원 인공 연못 안에 세워진 영주관, 봉래각에서 도교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강원감영 후원 공간은 관찰사가 손님을 접대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면서, 관찰사 가족들이 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후원 공간에는 인공 연못을 조성하고 연못 안에 영주관, 봉래각, 조오정, 채약오 등 건물을 세웠다.

후원 공간 구성에는 도교 사상이 반영되어 있다. 불교나 유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아 낯설게 느껴진다. 하지만 도교 역시 우리의 일상생활 가까이 들어와 영향을 주고 있다. 태어난 해에 따라 결정되는 띠가 있다.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로 구성된 12간지는 도교의 방위를 지키는 수호신에서 유래되어 불교 사상과 결합되었다.

신선사상을 바탕에 두고 있는 도교에서는 신선이 살고 있는 삼신산을 영주산, 봉래산, 방장산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감영 후원 인공 연못 안에 세워진 영주관, 봉래각에서 도교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는 신선이 먹는 채소를 채약오라고 하는데 감영 후원 공간에 채약오가 있어 도교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후원 공간에는 조오정도 있는데 '자라를 낚는 연못'이란 뜻으로 역시 도교의 신선 사상의 영향을 받은 명칭으로 알려지고 있다.

감영 후원 공간에서는 관찰사를 중심으로 관찰사가 주관하는 잔치와 각종 축하 행사가 열렸다. 신선사상에 바탕을 둔 도교의 영향을 받아 조성된 후원 공간에서 열린 각종 잔치와 축하 연회는 신선들이 노니는 세상을 현실에서 재연하려는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도정을 살피다보면 축하 행사도 필요하고 귀한 손님 모시고 잔치를 열 수도 있다. 격무에 시달린 관찰사가 잠시 짬을 내어 신선처럼 노닐면서 여가를 보낼 필요도 없지는 않았을 테니 후원 공간은 이런 용도로 활용되던 공간이다.

신선사상에 바탕을 둔 도교 영향 받아 조성
관찰사 주관 연회비용 백성에게 전가하기도

▲ 채약오. 도교에서는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는 신선이 먹는 채소를 채약오라고 한다.

문제는 관찰사가 주관하는 잔치와 축하 연회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조정에서 8도 관찰사들이 주관하는 잔치와 축하 연회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세심히 살펴 지원해주지 않았으니 관찰사가 해결해야 할 비용이었다. 이런 배경에서 감영 후원에서 열리는 잔치와 연회비용을 관할 지역 백성들에게 전가시키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현실을 적나라하게 풍자한 시가 춘향전에 등장한다.

금잔에 담긴 술은 천 사람의 피요
옥쟁반에 담긴 고기는 만백성의 기름이다
촛대에서 촛농이 떨어질 때마다 백성들의 눈물도 떨어지고
아름다운 노랫소리 울려 퍼지는 곳에 백성들의 원성도 높아진다.

신선이 노닐던 세상을 꿈꾸며 조성한 감영 후원 공간의 주인공은 관찰사였다. 관찰사가 관할하는 지역 백성에게 신선이 노니는 세상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다. 후원 공간에서 신선  놀음을 주관하는 관찰사의 잔치와 여흥 비용을 짊어져야할 존재에 불과했다.

강원감영에는 관찰사 외에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애환이 담겨 있다. 이들의 삶과 애환 역시 역사를 만들어온 소중한 씨줄과 날줄이 되었다. 관찰사와 건축 양식 외에 감영과 연관되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담긴 이야기를 찾고 기억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기원 북원여고 역사교사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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