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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각술 극치 칼로 새긴 '극락정토'

기사승인 202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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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판화박물관, 2일부터 동아시아 정토판화 특별전

   
▲ 일본 증상사 정토만다라 목판. 정토불교가 발전한 일본에서 가장 많이 만들어진 관경만다라 판목 중에서도 현존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현존 최고 수준 일본 정토만다라 목판 최초 공개

19세기 중반 일본 도쿄에 있는 정토교 사찰인 증상사(增上寺: 조조지)에서 제작된 판화 목판이 국내에 최초로 공개된다.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석학)은 정토불교가 가장 발전한 일본 증상사에서 1845년 판각 작업을 완료한 가로 105㎝, 세로 109㎝ 정토만다라 목판을 2일 개막하는 '영원한 행복의 세계-동아시아 정토 판화 특별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하는 정토만다라 목판과 판화는 한선학 관장이 30년간 모은 동아시아 고판화 자료 6천여 점 중에서도 '최고의 불교판화'라고 자신하는 작품이다. 한 관장은 10여 년 전 증상사 정토만다라 목판으로 찍은 판화를 수집한 뒤 2020년 12월 일본 경매에서 목판을 낙찰받아 국내로 들여왔다.

세 점으로 구성된 목판은 대형 산벗나무 세 쪽에 영원한 행복의 세계인 정토를 정교하게 새겨 넣었다. 뒷면에는 조성 내력을 정리한 묵서(墨書)가 남아 있다. 한 관장은 "칼로 새긴 조각 솜씨가 너무 정교해 이것이 사람의 손으로 제작될 수 있을까 반문할 정도로 판각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유물"이라고 소개했다.

문화재청 문화재감정관실 실장을 역임한 고판화학자 박도화 박사도 "정토불교가 발전한 일본에서 가장 많이 만들어진 관경만다라 판목 중에서 현존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작품"이라며 "특히 판목 뒷면에 제작 시기 등이 묵서되어 있어 정토만다라 판화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일본 증상사 정토만다라 다색판화.

한편 이번 특별전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발원(發願)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16세기 정토만다라 채색판화와 에도 시대 만다라 판화 등 극채색화로 제작된 일본 불화판화들이 소개된다.

우리나라 유물로는 극락 세계를 표현한 강원도 유형문화재 덕주사본 아미타경의 '아미타래영도'와 강원도 유형문화재 용천사본 아미타경에 등장하는 '반야용선도', 실상사판 16관경과 관무량수경 등이 전시된다.

중국 자료로는 명나라 말에서 청나라 초에 제작된 '아미타래영도' 목판을 비롯해 극락으로 인도하는 배 반야용선을 새긴 '반야용선도', 극락세계를 아름다운 채색 석판화로 표현한 남경 금릉각경처의 '극락장엄도' 판화를 만날 수 있다.

한 관장은 "불교에서 정토(淨土)는 번뇌의 굴레에서 벗어나 영원히 행복한 세계를 의미한다"며 "자유와 안락이 보장된 '영원한 행복의 세계인 정토'를 그리고 판각해 제작한 정토장엄도를 통해 시민들이 마음의 위안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문화재청 생생문화재 사업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특별전은 6월 26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761-7885(고판화박물관)

김민호 기자 hana016@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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