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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얼 광장 조성사업, 역사인물관 건립 포기

기사승인 20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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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시, 원주시장직 인수위원회 재검토 요구 수용

▲ 원주 얼 광장 2단계 사업 조감도.

원주시가 161억 원을 투입해 추진 중인 원주 얼 광장 조성사업이 반쪽짜리 사업에 그칠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민선8기 원주시장직 인수위원회의 재검토 요구를 원주시가 받아들여 원주 얼 광장의 핵심시설인 역사인물관을 건립하지 않기로 해서다.

원주 얼 광장 조성은 2009년 시작됐다. 원주 출신의 충신, 독립운동가 등 존경받는 인물의 업적과 역사적 가치를 기리는 공간으로 구상했다. 이를 원주의 정신으로 승화시키고, 교육·홍보해 애향심과 자긍심을 고취하는 한편 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2단계로 구분해 진행했으며, 1단계 사업은 지난 2020년 완료됐다. 원주의 정신을 교육·홍보하는 얼 교육관을 비롯해 운곡 원천석 선생을 배향하는 창의사의 동재와 서재를 증축했고, 하천을 정비해 공원화했다. 사업비는 125억 원이 투입됐다. 원주원씨운곡대종중에서 사업부지 내 33만8천여㎡를 원주시에 영구임대하기로 하면서 1단계 사업은 순조로웠다.

이어 2단계 사업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인수위는 활동결과보고서를 통해 원주 얼 광장 조성사업을 잠정 보류하고, 추후 재심의해 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을 제안했다. 향후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는 이유였다.

반면 원주시는 인수위의 지적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활동결과보고서에는 3억 원에 경매된 W모텔을 원주시가 12억5천만 원에 매입했고, 사업이 종료된 뒤 W모텔을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 하는 것으로 계획이 변경돼 50억여 원의 시비를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적시했다.

그러나 W모텔은 작년 6월 리모델링이 완료돼 생명협동기념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무위당사람들 컨소시엄에서 위탁받아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생명·협동 정신을 전파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사업이 종료된 뒤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 한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한, 인수위가 “2단계 사업이 원주 얼과는 상관없는 민주화운동을 했다고 자칭하는 사람들을 기리는 사업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원주시는 사실관계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전임 시장 때 원주시가 추진한 민주생명기념관은 무실동 중앙공원 2구역에 계획했었다. 지학순, 장일순, 박경리, 김지하 등을 기리는 공간으로 추진했으나 원강수 시장이 당선된 뒤 원주시는 민주생명기념관 대신 어린이 복합문화시설을 짓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그럼에도 원주시는 인수위의 재검토 요구를 받아들여 역사인물관 건립을 포기함으로써 원주 얼 광장의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단계 사업은 55억 원을 들여 역사인물관, 추모정원, 헌화대, 암석원을 조성하기로 했으나 핵심시설인 역사인물관을 제외하기로 하면서 추모 대상이 모호해진 것이다.

‘원주의 정신’을 정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주시가 하드웨어 구축에만 몰두해온 결과 원주 얼 광장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운곡학회에 위탁해 운영 중인 얼 교육관의 역할론도 도마에 오른다. 운곡 원천석 선생 선양 사업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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