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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농협 비전을 만드는 조합장선거 돼야

기사승인 202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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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은 농민들의 자주적 협동조직이며 직면한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해야 할 최일선에 있는 경제조직…농업과 농촌공동체에 희망과 비전을 주는 선거가 되기를

 앞으로 두 달 뒤인 3월 8일에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열린다. 전국 17개 시·도의 총 200만 명이 넘는 조합원이 유권자가 되어 농업협동조합, 수산업협동조합, 산림조합의 장을 선출하게 된다. 1천여 곳이 넘는 농협조합장 선출은 농협이 그 지역 협동·사회·경제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작지않기 때문에 세간의 주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번 조합장 선거는 인구절벽과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는 읍·면 지역 공동체의 머지않은 미래를 결정할 바로미터가 될 것이기에 조합과 조합원들에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고 농업과 농촌이 지속 가능한 길을 열어갈 수 있는 분들이 많이 당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자면 관련법률들의 개정과 같은 제도 개선과 함께 농협의 주인인 농민과 농협 임직원들의 심기일전도 필요해 보인다. 

 먼저 국회에 계류 중인 위탁선거법 개정안이 신속하게 통과되어야 한다. 유권자인 농민들에게 입후보자의 모든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정책선거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왜냐하면 현행 선거법은 선거 부정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에만 집중하여 후보자의 선거운동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등 유권자의 알권리를 지나치게 차단하여 오히려 금권 혼탁선거를 더욱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이 밝힌 제1·2대 선거사범 단속현황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제1회 선거에서는 총 671건 878명을 단속하였으며, 제2회 선거는 436건 725명을 단속했다. 제2회 선거의 단속건수는 제1회에 비해 35% 감소하였지만 단속유형 중에서 금품선거는 제1회 선거는 483명, 제2회는 472명으로 대동소이하다. 불과 4년 전의 일이다. 

 이렇게 '돈선거'를 막기 위하여 동시선거를 치렀건만 역설적이게도 위탁선거법은 현직조합장에만 유리한 '깜깜이 돈선거'가 되풀이되도록 작동하고 있다. 요컨대 고질적인 '돈선거'를 없애기 위해서는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공명선거 퍼포먼스나 선거사범 강력처벌과 같은 처벌위주의 사후약방문보다는 '정책선거'가 되도록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예를 들면 '예비후보자 제도의 도입을 통한 후보자의 정견발표'나 '단체 또는 언론기관의 후보자 초청 대담·토론회 제도' 등의 도입이 그것이다. 이를 통하여 조합원들이 눈앞의 돈봉투보다 제대로 된 정책과 비전 그리고 이를 실행할 준비가 된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낫다고 인식하면 돈선거는 사라질 것이다.

 둘째로 경제사업을 중심에 둔 농협법의 개정 또한 긴요하다. 중앙집권적인 농협 중앙회장의 권한이 축소·분산되어야 하고, 농협 경영의 투명한 공개가 요구된다. 이를 통하여 사업수익을 농협 임직원의 주머니가 아니라 농민 조합원에게 정당하게 환원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농협중앙회는 비조합원 대상 사업인 신용사업 수익제고에만 치중해선 아니되며, 조합원이 요구하는 경제사업·유통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농협중앙회는 현직 중앙회장의 연임을 위하여 로비에 매달릴 시간에 최악의 시장개방으로 인한 쌀값 하락과 농자재 인상으로 심각한 이중고에 시달리는 농민 조합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 안된다.

 마지막으로 협동조합의 원칙과 가치를 일상적으로 지키고 정체성에 대해 매 순간순간마다 고민하는 농협이 되도록 농협의 주인인 농민과 조합장을 위시한 임직원들의 자발적이고 간절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우리 역사상 농협은 관치의 그림자가 너무 짙어서 조합원의 '필요'와 '자발성'에 기해 사회적경제 활동을 하는 온전한 협동조합이기 보다는 마치 공사(公社)처럼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농협은 엄연한 농민들의 자주적 협동조직이며 직면한 지방소멸의 위기를 극복해야 할 최일선 현장에 있는 경제조직임을 명심하자. 농업과 농협에 대한 중장기적인 비전을 마련하고 조합원에 대한 항상적 교육지도 사업이 강화되어야 한다. 

 모쪼록 이번 선거를 통하여 농협이 진정한 사회적경제 조직의 일원으로 거듭나고 조합원의 권익보장과 조합원 공동의 이익 추구에 충실한 조합장이 많이 선출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울러 농업과 농촌공동체에 희망과 비전을 주는 선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규옥 신림면 용암1리 농민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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