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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기사승인 202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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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4년 차를 맞은 원주시 문화도시 사업이 위기에 봉착했다. 원주시로부터 문화도시 사업을 위탁받은 원주시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가 사업을 방만하게 운영해온 사실이 드러나서다. 그간의 문화도시 사업 내용과 예산집행 내역을 검토한 원주시는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에 이달 말로 보조사업 중단을 통보했다.

 원주시가 이같이 초강수를 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에서 사업을 수행하면서 용역비를 과도하게 집행했다는 게 첫 번째 이유이다. 두 번째는 원주시와 사전 협의 없이 올해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 직원들의 인건비를 대폭 상향했다는 점이다. 세 번째 이유는 내부거래 금지를 위반한 것이었다.

 내부거래 위반이 가장 큰 논란이다. 원주시 지방보조금 관리지침은 사업비 집행 시 내부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는 문화도시 추진위원 중 상당수와 계약을 맺고 용역을 발주했다. 내부거래를 한 것이다. 원주시가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 예산집행에 대해 감사 청구까지 검토하는 건 사안이 심각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행구동 생명협동교육관도 이달 말까지만 문을 연다. 원주시로부터 위탁 관리를 맡은 '사단법인 무위당사람들 컨소시엄'의 보조금 횡령 혐의가 제기돼서다. 원주시에서 감사한 결과 강의료 부정 지출, 물품 허위 구입, 직원 허위 채용 등의 정황이 발견됐다. 원주시는 위탁기관을 경찰에 고발했고, 위탁계약을 이달 말로 해지했다. 이로 인해 세금 47억5천만 원이 투입된 생명협동교육관은 올 연말까지 문을 닫는다. 

 이 두 가지 사례는 전임 시장 때 시작됐고, 민선 8기 들어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 진행형인 아카데미극장 보존 논란도 이 범주에 든다. 전임 시장 때 보존을 결정했고, 민선 8기 들어 보전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원주 얼광장 2단계 사업, 한지테마파크 운영 등도 해당된다. 

 전임 원창묵 시장도 민선 5기를 시작하면서 8대 사업을 재검토해 임기 초반 파장이 컸다. 원강수 시장도 새로운 시정철학으로 민선 8기를 시작해 재검토는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논란이 되는 사안마다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이 격돌하고 있다는 점이다. 양쪽 진영 모두 논리적으로 무장하고 있어 한 치 양보 없는 대결 구도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는 도시발전의 핵심동력인 지역공동체 문화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최종 결정권자인 원주시가 지혜로운 대처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난상토론이 벌어지더라도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어떤 결과가 도출되더라도 양쪽 모두 받아들이는 자세도 요구된다. 

 원주시 공무원들의 통렬한 각성도 따라야 한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영화 제목처럼 전임 시장 때 묻어뒀던 잘못을 이제와서 들춰내고 있다면 공무원들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전임 시장 당시에는 몰랐다면 직무유기를 했거나 무능한 것이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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