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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이 이기는 세상을 꿈꾸며…

기사승인 202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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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공노는 민노총 산하 조합에서 탈퇴한 이후 거대노조로부터 괴롭힘을 받아왔다. 이에 '거대 기득원 노조 괴롭힘 방지법' 입법을 요구했다. 국민이 납득하는 내용으로 노조법이 개정되길 소망한다

 

 원주시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원공노) 은 2021년 8월 말 조합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민노총 산하 전공노를 탈퇴하고 개별노조로 우뚝 섰다. 당시에는 민노총 탈퇴가 전국적인 이슈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노동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이고 조합원의 선택은 당연히 존중받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상식은 산산이 부서졌다. 거대기득권노조의 무자비한 괴롭힘이 우리를 엄습했다. 살면서 처음으로 당한 민·형사 소송에 눈앞이 깜깜해졌다. 도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송사에 휘말려야 되나 하는 생각에 자괴감마저 들었다. 동시에 나를 믿고 함께한 조합원과 조합원이 낸 피 같은 조합비를 저들에게 고스란히 넘겨 줄 순 없다는 생각이 교차하였다.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우리 조합원과 조합비를 지키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저들에게는 우리 조합원이 낸 조합비로 고용한 노조 관련 소송 전문 변호사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원공노를 절대 지지하는 조합원들이 있었다. 노동조합 힘의 원천은 바로 조합원이다. 우리는 원공노 지지를 표명하는 전체 조합원의 80%가 넘는 총 622명의 조합원 서명부와 민노총 탈퇴 과정의 긴박함을 증명하는 각종 증거를 법원에 제출하였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거대기득권노조가 제기한 탈퇴결의 무효 관련 소송에서 3전 전승을 거두었다. 헌법과 노조법은 근로자의 단결권과 가입과 탈퇴의 자유를 보장한다. 또한, 2016년에는 관련 대법원 판례까지도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들은 자기들이 만든 규약이 헌법과 노조법보다 상위에 있다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행위이다. 현재는 탈퇴결의 무효 확인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게다가 저들은 심각한 내로남불의 늪에 빠져있다. 자기 편은 불법행위를 저질러도 눈을 감아주고, 탈퇴한 우리에게는 없는 죄도 만들어 위원장을 형사 고소했다. 우리가 자기들 노조 활동을 방해했다며 업무 방해죄로 고소하는가 하면 우리 조합원이 낸 조합비가 자기들 것이라고 우기며 업무상 횡령으로 또 고소를 했다. 이런 일을 겪으며 노조의 부당노동행위, 즉 노조가 노조에게 휘두르는 각종 괴롭힘·폭력 행위, '노폭' 방지를 위한 대책이 절실했다.  

 이를 위해 원공노는 작년 11월 국회 환노위 위원들에게 '거대기득권 노조 괴롭힘 방지법(원공노법)' 입법 호소문을 보내고 의원실마다 전화해 도움을 호소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다. 우리에게도 마침내 그 기회가 왔다. 지난 1월 12일 원주갑 박정하 의원의 도움으로 '거대기득권노조 괴롭힘 방지법' 입법을 위한 국회 기자회견을 가졌다. 인구 37만 지방 중소도시 공무원노조가 거대기득권노조에 결연히 맞서며 국회 기자회견을 했다는 것 자체가 사람들에게는 화젯거리였다.

 그로부터 두 달 뒤 고용노동부로부터 지난 13일 개최된 노조법 개정을 위한 민·당·정 협의회 노조 대표로 참석을 요청받았다. 그 자리에서 나는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대한민국 노동계를 올바른 길로 복귀시키는데 기여하고자 이 자리에 나왔고,  '공정'이라는 시대정신이 충실히 반영되고, 국민 대다수가 납득 가능한 내용으로 노조법이 개정되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흔히 누가 봐도 상대가 되지 않는 상대와 맞설 때 '다윗과 골리앗' 싸움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는 '골리앗'이 이겨왔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다윗'이 이겼다는 소식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또 다른 '다윗'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하여….

문성호 원주시청 공무원노조 사무국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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