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이제 다시 같은 곳을 바라보자!

기사승인 2023.05.30  

공유
default_news_ad1

- 이제는 아카데미극장 때문에 원주시민이 반목하는 일이 없길 바라며, 아카데미극장이 원주와 원주시민을 위해 올바르게 활용될 수 있길 기대한다

 최근 원주시 상인단체와 시민단체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한 동안 원주를 뜨겁게 달구었던 '원주 아카데미극장에 대한 철거와 보존' 문제가 5월 25일 원주시의회에서 철거에 대한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몇 개월간의 분쟁이 일단락되었다. 

 이 과정에서 몇몇 언론은 '원강수 시장이 아카데미극장보존회 측의 면담 요청을 거부하며 불통으로 일관한다'거나 '아카데미극장은 원형이 완벽하게 보존된 국내 유일의 단관극장이므로 근대 문화유산으로 지정해서 보존해야 한다'는 등 특정 단체의 주장만 담은 기사를 쏟아내는 통에 원강수 시장은 본의 아니게 불통의 이미지를 갖게 되었고 원주시민들은 대립과 반목을 일삼게 된 것은 물론 정치판에는 협치가 사라지고 정쟁과 파행이 난무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어 내가 아는 선에서 몇 가지 사실을 알리고자 한다. 

 먼저 원강수 시장의 불통에 대한 이야기다.

 더불어민주당 몇몇 시의원과 아카데미보존회(이하 보존회) 측은 '원강수 시장이 보존회 측과 의견수렴 직후 철거를 결정하고 소통을 거부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사실일까?

 원강수 시장은 지난 3월 초, 아카데미극장에 대한 보존과 철거 문제가 원주의 이슈로 떠오르자 '아카데미극장의 실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겠다'며 문화예술과장과 시설과장을 대동하고 아카데미극장을 방문했다고 한다. 하지만 보존회 측에서 극장의 출입문을 쇠사슬로 챙챙 감은 후 자물쇠로 잠가놓는 등 출입을 원천 봉쇄해 놓았다고 한다.

 이에 시설과장과 문화예술과장이 보존회를 이끌어온 변모 씨에게 '시장님이 아카데미극장 내부를 확인하기 위해 오셨으니 키를 달라'고 하자 변 씨는 "문을 열어줄 수 없다"고 버텼다고 한다. 이로 인해 당시 문화예술과장과 변 모 씨 간에 큰 소리로 언쟁이 오고 갔고, 이 모습을 지켜본 원강수 시장이 큰 충격과 함께 커다란 문제의식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한참의 실랑이를 벌인 뒤 아카데미극장에 들어가 내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당시 이 일화를 아는 많은 시민은 원주시가 3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매입한 원주시 재산을 불법으로 점령한 보존회 측을 질타했다고 한다. 

 또한, 아카데미친구들(이하 아친)의 시정토론 청구를 반려한 것에 대해서도 시민들에게 사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몇 자 적는다. 아친이 제출한 시정토론 청구서류가 조례에 근거한 민원서류 요건이 미비했기 때문에 원주시에서 아친 측에 두 번이나 보완을 요청했음에도 아친 측은 서류를 보완해 제출하지 않고 원강수 시장이 시정토론 청구를 거부한다며 시민들을 선동하고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을 보니 억지도 이런 억지가 있나 싶다.

 또 한 가지는 '아카데미극장은 단관극장 원형이 그대로 보전된 국내 유일의 극장이므로 근대 문화유산으로 지정해서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연 보존회와 아친이 주장하는 대로 아카데미극장은 60여 년 전 당시 모습 그대로 원형을 보존하고 있을까? 절대 아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3월 초 원강수 시장이 아카데미극장을 방문했을 당시 '누렇게 탈색되고 여기저기 뜯겨나간 환갑을 맞은 불편한 의자를 보겠구나'라는 기대를 안고 극장 안을 들어갔던 원강수 시장은 아카데미극장 안에 있는 의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눈에 들어온 것은 '누렇게 탈색이 되고 여기저기 뜯겨나간 환갑을 맞은 불편한 의자'가 아닌 편안함을 주는 빨간색 현대식 의자였다고 한다. 

 사실을 확인해 보니 과거 아카데미극장을 운영하던 주인이 당시 본인이 운영하는 또 다른 영화관인 시공관을 철거하면서 그곳에 있던 빨간 색 최신식 의자를 아카데미극장에 설치했다고 한다. 아카데미극장보존회 측 주장대로 '아카데미극장이 원주시민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장소'라면 그 소중한 추억은 '누렇게 탈색되고 여기저기 뜯겨 나간 불편한 의자에서 누구와 어떤 영화를 봤던 추억'이 담겨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추억들은 빨간색 현대식 의자로 교체하는 순간 사라지고 만 것이다. 때문에 아카데미극장보존회가 주장하는 '원형이 보존된 국내 유일의 단관극장'이란 주장도 '시민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장소'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잃는 것이다. 

 각설하고 아카데미극장 문제가 철거로 결정나면서 원주시민이 둘로 나뉘어 싸우는 모습을 더 이상 보지 않게 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아카데미극장 때문에 원주시민이 반목하는 일이 없길 바라며, 아카데미극장이 원주와 원주시민을 위해 올바르게 활용될 수 있길 기대한다.

서명택 인권영화 감독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