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1분기 강원지역 경제동향'…의료기기·차부품 생산량 늘어
건설수주액 전년비 43% 감소…원주, 인구 순유입 43명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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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분기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성장했으나 건설업과 수출 분야는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북지방통계청이 지난 22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강원지역 경제동향' 보고서에 이같이 나타난 것. 소비자물가는 고공 행진했고 도내 인구도 1천 명 넘게 순유출됐다.
제조업 생산은 식료품(△8.9%), 전기장비(△31.9%), 비금속 광물제품(△5.3%) 등에서 감소했다. 하지만 의료·정밀광학기기 및 시계(111.2%), 음료(11.4%), 자동차 및 트레일러(9.2%) 등에서 늘었다. 이에 올해 1분기 강원지역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분기 대비 8.6% 증가했다. 반도체 경기 악화로 전국 제조업 생산이 9.7% 감소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서비스업 생산도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6.6% 향상됐다. 정보통신업(△2.9%),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1.6%)에서 감소했으나 금융 및 보험업(8.8%),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6.0%), 숙박 및 음식점업(10.6%) 등에서 늘어난 것. 팬데믹 상황 완화에 따른 영향으로 숙박·음식점업이 모처럼 기지개를 켠 것으로 보인다. 소비판매액지수 또한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15.8%), 전문소매점(10.5%)이 상승해 6.2%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건설수주액은 7천373억 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와 비교해 43.4% 감소했다. 공사종류별로는 토목(△46.2%), 건축(△42.8%) 모두 감소했으며 발주자별 수주액도 민간(△46.8%), 공공(△13.8%) 할 것 없이 모두 줄었다.
강원지역 1분기 수출액은 6억2천390만 달러(8천238억 원)로 자동차 및 트레일러(18.5%), 의료정밀광학(6.3%), 기계장비(33.4%) 등에서 증가했다. 그러나 석유제품(△53.9%),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46.6%), 비금속광물(△5.3%) 등이 줄어 올해 1분기 수출은 전년 동분기 대비 16.0% 감소했다.
물가 상황도 썩 좋지 않았다. 주택·수도·전기 및 연료(9.7%),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6.5%), 음식 및 숙박(7.3%) 품목 등이 상승해 5.2% 증가한 것. 올해 1분기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분기 대비 5.6%나 올랐다.
올해 1분기 강원도 인구는 전입보다 전출이 많아 1천54명 순유출됐다. 연령별로는 20대(△1천484명), 10대(△246명), 10세 미만(△107명) 순으로 순유출됐으며 50대(413명), 60대(351명), 30대(38명) 순으로 순유입이 많았다. 춘천시(430명), 횡성군(192명), 삼척시(117명) 순으로 순유입이 컸고 원주시 순유입은 44명에 불과했다.
4월 수출액, 전년 대비 22.4%↓
지난 4월, 강원지역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4%나 감소했다. 전국 평균(△14.3%)과 비교해서도 감소 폭이 8.1%포인트 더 컸다.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수출증감률이 꼴찌에서 세 번째를 기록할 정도로 나빴다.
주원인은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때문이었다. 해외에서 수입 수요가 줄면서 우리 수출도 둔화한 것이다. 중국 시장의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 탓도 한몫했다. 이에 강원지역 4월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4% 감소한 2억1천709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품목 1위인 의료용전자기기는 지난해보다 5.9% 증가한 3천779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4개월 연속 수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면류(2천490만 달러, 27%)는 중국(351만 달러, △84.4%)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280.5%), 태국(166%), 네덜란드(233.1%) 등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의약품(1천857만 달러)은 아프리카와 개발도상국에 백신 수출이 확대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2% 증가했다.
강원지역 4월 수입액은 지난해보다 23.5% 감소한 2억5천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천연가스, 유연탄 등 에너지 수입이 감소한 영향이었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 규모(△0.35억 달러)는 2021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업체들의 중국행 라면 수출액 잠정치는 981만 달러로 전월 대비 48.5% 감소했다. 올해 3월 1천907만 달러를 기록하며 월별 최고치를 찍었는데 곧바로 상승분을 반납한 것이다.
불행하게도 라면 수출 감소는 삼양식품 실적과 직결됐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라면 전체 물량 중 삼양식품 비중이 80% 정도로 상당하기 때문. 중국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는 농심과는 달리 삼양식품은 원주, 익산, 밀양 등에서 수출용 라면을 생산한다.
라면 수출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코로나 봉쇄정책이었다. 중국은 지난 3월 말부터 한 달 넘게 상하이, 베이징 등 대도시를 봉쇄했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 소매 판매에 차질이 생겼다. 여기에 불닭볶음면 유통기한을 놓고 한 차례 논란이 벌어졌다.
한국 내수용 제품의 유통기한은 6개월인데 중국 수출용은 12개월이었던 것. 이는 통관, 물류 등에 시간이 소요되는 수출 식품 특성상의 문제로 확인돼 논란이 가라앉았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