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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함께하는 대학, 대학과 함께하는 지역

기사승인 20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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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도시들에서 가장 많은 문화 수요·공급이 발생되는 곳은 대학…지역대학이 성장하려면 지역의 문화·생활 인프라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

 상지대학교와 우산동은 전성기가 있었다. 직접 경험해 보진 못했지만 선배, 상점가 사장님들을 통해 익히 들어 그 시절을 경험해 본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필자가 우산동에 처음 발을 디뎠던 2018년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2021년 군 전역 후 다시 돌아온 대학가는 공허했다.

 대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을 위해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것은 우려하면서 대학생들이 더 나은 문화활동을 위해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현상은 등한시한다. 서울 출신인 필자는 내가 머물고 있는 곳을, 머물고 싶은 대학가로 바꾸고 싶었다. 먼저 정보와 지원군을 얻어야 하니, 우산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와 상인회를 찾아갔다. 다행히도 나의 도전을 응원해 주셨고, 여러 조언을 받을 수 있었다. 

 혼자 변화를 만들기엔 어려움이 많아, 함께할 팀원들을 모집했다. 문화를 바꾸는 것이 목표였기에 대학 내 문화콘텐츠학과 등 결과물을 산출해낼 수 있는 학과들 위주로 학생들을 모아 팀을 꾸렸고, 본격적인 '머물고 싶은 대학가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수도권에서 급증하고 있는 '공유공간'을 우산동에 적용하고 싶어 회비를 모아 공간을 마련, 무상으로 공유하기 시작했고, 도시재생 공모사업의 지원을 받아 을지로와 홍대를 모티브로 대학가 상점의 셔터를 활용한 셔터 갤러리를 조성했다. 또한, 많은 주민과 학생들이 도전에 함께해주길 바라며 플래시몹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렸다. 

 지난 4월, 상지대학교 대동제 축제준비위원장을 맡게 됐다. 대동제는 학생활동 중 가장 큰 예산과 준비가 필요하고 그만큼 경제 문화적 효과가 동반되는데, 어차피 준비해야 하는 것이니 대동제의 범위를 교내로 국한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점가와 강원도 경제진흥원에 협업을 제안했고, 약 한 달간의 준비 끝에 '상지대로' 축제가 지난 5월 16일 개막했다.

 '상지대로'는 대학가에서 3일, 대학교정에서 2일, 다양한 행사와 공연이 이어졌고 연인원 1만여 명이 축제를 즐겼다. 축제 기간동안 상권 활성화를 위해 1천30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이 배포됐고, 지방대학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아티스트들의 버스킹 및 다양한 공연으로 반응은 뜨거웠다.

 이 같은 형태의 축제를 개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역의 활성화, 대학의 소멸 위기 극복'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맛집·술집 거리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인파와 소비를 유인하고, 지역을 선전할 수 있는 것은 문화행사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도시들에서 가장 많은 문화 수요·공급이 발생되는 곳은 대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젊은 인적자원이 가득한 지역대학이 성장해야 하고, 지역대학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문화·생활 부분의 인프라도 함께 성장하여야 한다. 

 특히, 지방대학과 지방도시 소멸위기가 가중될수록, 산업·연구분야 한정돼지 않고 문화·소비활동 등 전 분야에서 지자체와 지역대학간의 협업이 활성화되어야 소멸위기에서 한걸음 벗어날 수 있다, 이번 '상지대로'를 기점으로 원주시와 강원도 권역에서 대학과 지역간 연계 활동들이 활발히 이뤄지길 기원한다.

 끝으로, '상지대로' 원활한 시행을 위해 각 단위에서 노력해 주신 분들과 축제 시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함을 너그러이 양해해주신 주민분들께 감사를 표한다.

오승준 상지대로 축제운영위원장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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