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 건전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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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점수 900점도 대출받기 힘들어졌다. 시중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 인터넷은행, 지방은행 할 것 없이 신용점수가 900점을 넘어야 대출받을 수 있다.
은행연합회에 의하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 7월 기준)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920점이었다. 지난 3월 912.3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 4개월간 지속 오른 셈이다.
신용대출은 같은 기간 916.4점에서 925.7점까지 10점가량 상승했다. 인터넷은행은 대출이 더 까다롭다. 신용점수가 950점 이상인 '초고신용자'에 한해서만 대출을 해주기 때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지난 7월 중 대출을 내준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각각 951점, 960.9점이었다.
금리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채권 금리가 지속 오르면서 이에 연동되는 대출금리 또한 수개월째 상승하고 있는 것. 실제 지난 15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05%~7.04%로 7% 선을 돌파했다. 상단이 6%를 넘어선 지 약 두 달 만에 금리가 크게 뛰었다.
문제는 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지역 부동산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 대출금리 또한 인상돼 주택을 사려는 수요층이 얇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경기가 지금도 최악인데 여기서 더 악화하면 원주 지역경제 전반에 타격을 미칠 공산이 크다.
실제로 은행 금리가 낮고 대출 규제가 심하지 않던 2021년에는 지역 부동산시장이 초호황이었다. 국토연구원이 내놓은 주택매매시장 소비자심리지수만 봐도 157.2(2021년 9월)까지 치솟았다. 그런데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주담대 금리가 상승하면서 이듬해엔 100선 밑까지 하락했다. 당시의 충격으로 원주 부동산시장은 지금까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 14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강원 지역 9월 주택 사업 경기 전망치는 전월 대비 가장 큰 폭(전국 광역자치단체 중)으로 떨어졌다. 8월 사업경기전망지수가 93.3을 기록했는데 9월엔 이보다 24.1포인트 급락한 69.2로 조사된 것. 전국 부동산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강원도는 미분양까지 많아 사업 전망을 어둡게 본 것이다. 여기에 은행 대출 문턱까지 높아지면 부동산 구매 수요가 바닥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금리가 내려가고 대출 규제가 풀려야 서민들도 집 장만에 희망을 품을 수 있다"며 "지금처럼 시장 상황이나 금융 환경이 좋지 않으면 지역 주택산업은 물론, 경제 전반에 지속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