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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요구하는 학교와 현실은…

기사승인 20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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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좋다더라 소문 나면 학생들의 입학 문의 많아져…기존 인력이 감당해야 하는데, 일의 무게를 생각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장애 학생을 훈육한 선생님에 대한 아동 학대 고소 사건부터 젊은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에 이르기까지 교권 붕괴는 최근 몇 달간 우리 사회 큰 화두 중에 하나였습니다. 이를 두고 자녀를 제 멋대로 자라게 키우며 내 자식만 아끼는 요즘 학부모들의 이기적인 세태, 권리만 강조하는 아동권리 교육, 경쟁적으로 도입한 학생인권조례의 이야기들이 계속되다 결국 아동복지법의 아동학대 조항의 개정을 통해 교사 예외 조항을 삽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이어졌습니다. 

 교권 보호는 곧 아동 권리의 보호를 의미하기 때문에 교권 보호를 위하여 학부모들의 자성적 태도, 비상식적 수준에서 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에 대한 교육계의 대응 체계 정비, 교육 차원의 훈계와 아동학대 행위 구분에 대한 지침 마련, 아동권리 교육 및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검토 등이 필요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 교권을 보호하고 아동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을까요? 아동·청소년들이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가 직면한 어려움은 무엇인지에 대해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와 관련하여 저 밑바닥까지 헤치고 들어가면 소득 양극화, 초경쟁 사회 등의 원인들이 지적될 수 있을 것이나 저는 오늘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과거에는 사회에서 문제로 이야기하지 않았던 잠재적 이슈들이 지금은 모든 게 수면 위 이슈입니다. 우울, 불안,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등 심리정서적 내·외현화 문제를 보이는 학생에 대한 지도, 학습저성과자 혹은 기초학습부진학생에 대한 개별 교육,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에 대한 통합, 개별 맞춤 지도, 취약계층 학생에 대한 지도, 방과 후 돌봄, 이주배경을 가진 학생에 대한 지도 등등 지금은 학교 현장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가 너무도 많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이슈로 제기될 때마다 당국에서는 정책적으로 각종 사업들을 만들어 학교에 공급합니다. 그런데, 사회가 학교에 요구하는 일들은 과거에 비해서 매우 다차원적인데 비해 그 역할을 하는 사람에 대한 지원, 존중, 인정, 배려는 너무나 제한적입니다. 

 학생들과 부대끼며 문제는 없는지 파악하고 어려움이 있는 학생이 발견되면 학부모 상담을 위해 애를 쓰는 교장·교감 선생님, 이주배경 혹은 학업저성과자 학생의 학업성취도 향상을 위해 개별 교육을 계획하고 지원하는 선생님, 학생들의 문제 예방을 위해 방과 후 수업을 계획하고 운영하는 선생님,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오는 학생은 없는지, 심리상담 지원이 필요한 학생은 없는지 관찰하여 지역사회 자원들을 찾아 지원하는 선생님…일을 하는 사람에 대한 고민과 지원은 늘 후순위인 채 사회가 꿈꾸는 학교의 모습입니다.    

 교육, 간호, 사회복지와 같이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휴먼서비스 조직에서 '변화'라는 성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의 전문성과 태도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하는 우선 순위는 누가 그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인력을 어떻게 관리하고 지원할 것인가? 가 되어야 합니다.

 인력에 대한 투자 없이 사명감, 헌신, 열정에 의존하는 것은 오래갈 수 없습니다. 분명, 지금도 학교 현장에서는 사명감을 가지고 헌신과 열정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육 관계자들이 많지만 그것은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동기화가 계속 유지되기 어렵고 헌신적 태도와 열정은 어느 순간 타고 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회가 학교에 요구하는 일들이 복잡하고 다차원적인 만큼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학교사회복지사 등 전문 인력의 확대 배치 및 고용안정성 증진, 업무를 수행하는 교직원에 대한 존중과 배려, 보상에 대한 투자 없이 교권 보호와 아동권리 보호는 멀어만 보입니다. 학생들이 가진 욕구와 문제가 더욱 다양해지고 복잡해져서 학생 개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의 목소리가 더 요구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이는 이 시점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최근 한 분의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계속 뇌리에 남아있어 마지막으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학교가 좋다더라, 잘한다더라 소문이 나면 학교 적응이 어려웠던 학생들의 입학 문의 전화가 많아집니다. 그러면 그에 대한 인력은 없는 상황에서 기존 인력이 그것을 감당해야 하는데 학생을 생각하면 수용하고 싶지만 일의 무게를 생각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너무도 저희의 고민이 큽니다."

조수민 한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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