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지가 유네스코에 등재된다면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와 함께 원주가 한층 더 문화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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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한지테마파크에서 문화관광해설사로 근무했던 인연으로 주말이면 한지테마파크로 발길이 옮겨지곤 한다. 주말에는 어떤 전시를 하고 있을지 어떤 새로운 체험이 생겼을지 설레는 마음을 갖고 한지테마파크에 들어서니 <강원의 재발견>이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지금도 강원감영과 치악예술관 앞을 지날 때면 25년 전 한지문화제에 참석했던 추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별 희한한 축제도 다 있네~~' '한지문화제가 뭐야~~?' 이렇게 알 듯 말 듯, 보일 듯 안보일 듯, 궁금증의 축제가 지금에 와서는 국내외의 한지를 주제로 한 문화예술 행사로 발돋움하고 자리매김 할 수 있음은 그동안 관련 종사자들의 인고와 땀의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축제가 열리는 시기면 한지테마파크에서 눈 코 뜰 새 없이 밀려오는 관람객에게 한지의 역사와 원주와 한지를 설명했던 기억, 외국 손님들을 모시고 원주의 관광지를 소개했던 기억들이 선명해진다.
한지의 역사를 지키며 한지의 새로운 변신과 예술성을 한눈에 보고 느낄 수 있음은 물론 과거의 전통과 현대의 새로운 한지문화예술 정취를 마음껏 향유 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리는 원주시민이라는 사실이 새삼 자랑스러워진다. 축제가 끝난 이후에도 한지테마파크는 다양한 전시, 체험, 교육, 이벤트로 지역문화예술 활성화에 기여하며 명실공히 국내 유일한 한지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그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문화관광해설사로 근무하다보면, 전국 각지의 자치단체 공무원이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원주한지테마파크를 방문하는 것을 볼 때는 저절로 어깨가 으쓱하며 올라갈 정도로 자긍심이 느껴지기도 했다.
얼마 전 원주투데이에서 한지테마파크가 리모델링 공사를 위해 2024년 1년 동안 휴관을 할 계획이라는 기사를 접하고 보니 더욱 원주한지문화에 대해 소중한 마음이 생기게 된다. 더욱 멋진 공간으로 재탄생해서 더욱 명성을 쌓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하기를 기대한다. 게다가 최근 정부는 한지를 유네스코 등재하기 위한 신청서를 제출한다고 하니, 원주한지테마파크와 원주한지문화제의 위상이 더욱 드높아질 수 있도록 발맞추어 리모델링을 한다니, 더욱 전문적이고 한지를 집대성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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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열린 제25회 원주한지문화제 중 원주시민이 기획하고 모델로도 참여한 한지패션쇼 |
태조 4년(1395)에 원주에 강원감영이 설치되면서 조선왕조 500년의 원주는 당시의 행정관청 및 기관에 종이를 공급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한지마을과 인쇄문화가 번성했고 원주 한지의 역사는 이 고장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였다. 특히 원주시 호저면의 옛 지명인 저전동면(楮田洞面) '저(楮)'는 닥나무 저자로 닥나무 밭이 많았으며 사질양토가 풍부하여 닥나무 번식이 강한 지역이었다고 하니 원주와 한지는 천생연분이다.
지금은 강원도무형문화재 원주한지장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이니 원주가 갖고 있는 한지의 역사와 한지문화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으니 한지가 유네스코에 등재된다면,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와 함께 원주가 한층 더 문화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자연의 빛을 닮은 오색빛깔의 원주한지는 우리가 지키고 가꾸어야 할 소중한 우리의 문화자산이며 우리의 삶 속으로 스며들어 감동과 그리움의 추억을 선물하고 있다. 동방의 아름다운 빛깔이며 한국의 빛깔인 한지 고유의 매력을 한지 문화의 산실인 한지테마파크에서 그 가치를 재발견해 봄은 어떨까? 우리들 삶의 무게가 버거워 방황할 때 천년가는 한지의 강인함에 힘을 얻고 관계자분들의 진솔한 반김과 따스한 미소 속에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며 손잡아 주는 곳. 한지테마파크는 우리 원주시민의 편안한 쉼터가 될 것이다.
충절과 보은의 도시에 살고 있는 원주시민의 드높은 자긍심 속에서 원주 한지가 세계 속의 한지로 지구촌의 삶 속에 깊숙이 뿌리 내리길 기대해 본다. 원주시민들 또한 한지문화 전도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이순녀 원주시반곡역사관 해설사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