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이웃을 위한 그들의 축제 '김장'

기사승인 2023.12.04  

공유
default_news_ad1

 김장은 공동체적 친밀감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문화다. 원주는 치악산에 첫눈 왔다고 겨울이 왔음을 알려주면 김장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다양한 봉사단체의 '사랑의 김장나눔' 행사가 유난히 많은 한해였다. 우리나라에서의 김장은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행위가 아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기 때문에 동네 사람이나 가족의 협동이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공동체의 힘을 엿볼 수 있는 우리만의 문화이기도 하다. 그래서 김장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위원회에서 세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했나 보다. 

 이 맘 때가 되면 원주 읍면동도 들썩인다. 어려운 이웃에게 김장 한 통을 전달하기 위해 이른 봄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던 모든 활동의 마무리 축제가 김장인 것이다. 원주시새마을회가 직접 키운 배추 2만2천여 포기가 김장 김치가 되는 순간이다. 이를 위해 새마을회원 300여 명은 밭을 일구고 파종하고 풀을 뽑는 모든 일을 도맡았다.

 직장을 다니는 회원은 이른 새벽에 나가 물을 주고 풀을 뽑았고 주말이 되면 또 밭으로 나갔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라면 절대 못할 일이다. 김장을 나누는 그 순간의 기쁨을 위해 회원들은 기꺼이 휴식을 포기하고 밭으로 나간 것이다. 

 배추를 씻고 절여 양념을 묻히는 과정은 그야말로 진풍경이다. 연습을 한 것도 아니고 누군가 하나하나 지시하는 것도 아닌데, 손발이 척척 맞는다. 이웃을 위한 따뜻한 마음이 그들의 몸을 움직이는 것 같다. 쉴 틈 없이 하루 종일 김장을 하고도 웃음을 잃지 않는 회원들을 보면 절로 존경심이 우러난다. 이렇게 만든 김장은 저소득가구에 전달된다. 아마 이분들은 자신의 집 김장보다 더 많은 정성을 쏟았을 것이다.

▲ 지난 11월 7일 젊음의광장에서 열린 2023 원주시새마을회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

 새마을회뿐 아니다. 바르게살기협의회, 한국자유총연맹, 대한적십자사, 사회보장협의체, 원주시학부모회도 김장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 경로당, 북한이탈주민, 다문화독거노인, 장애인가구, 아동양육시설 등 어느 한 곳 소외됨 없이 정성의 손길이 닿는다. 혁신도시 공공기관, 각 학교, 시설관리공단, 농협, 축협, 생협, 대형마트, 병원까지 김장 하나로 하나가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가끔 김장을 하고 나면 몸살이 나고 허리가 아파 치료를 받는다는 회원들을 만난다. 그럼에도 정말 행복했다고, 내년에 또 할 것이라고 말하는 모습에서는 나눔의 행복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얼마 전 원주푸드신활력플러스추진단에서 발행하는 잡지 '食'에서 딤채라는 말이 김치의 옛말이라는 것과 우리나라에 배추가 채소가 아닌 한약 재료로 들어왔다는 글을 읽었다. 배추로 만든 김장이 한약 이상의 보약인 것이다. 유산균이 많은 것은 물론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고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 등 영양소도 함유해 완전식품으로서 손색이 없다. 지난 2015년 미국 건강전문지 헬스가 김치를 세계 5대 슈퍼푸드의 하나로 선정했고 올해 미국 영영사 커뮤니티인 투데이다이어티션이 2023년 10대 슈퍼푸드를 발표하면서 김치를 1위로 선정했다고 한다. 

 11월 22일은 김치의 날이었다. 배추·무·마늘 등 여러 재료가 '하나하나'(11) 모여 면역 증진과 비만·노화 방지 등 '스물두 가지'(22) 이상의 건강 기능적 효능을 갖는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한다. 원주에서 오랫동안 단체와 기관의 김장 나눔을 봐 왔던 나는 '하나하나'(11)의 단체가 모여 '이웃의 이웃까지 돕는'(22) 날로 정의하고 싶다. 이제는 원주의 대표축제가 된 만두축제장에서 긴 겨울을 난 원주 김장김치로 만두소를 만들며 서로 자랑하는 각 단체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이수민 원주시 자치행정과 시정팀장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