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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주인 되는 축제

기사승인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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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시 정책이 지역축제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반영하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기존 문화 예술행사와 축제 성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5월은 일 년 중 축제가 가장 많이 집중되는 시기이다. 원주에서도 지자체와 대학이 개최하는 크고 작은 행사와 축제가 있었다. 지역사회 축제는 평소 흔하게 열리지 않는 공연이 열린다는 점에서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다. 나아가 지역의 축제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 콘텐츠를 반영하는 지속 가능한 축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대학 축제는 더 유명한 가수를 섭외하는 경쟁의 장이 된 지 오래다. 예산 대부분은 연예인 섭외에 사용된다. 대학 축제 부스는 대학 사회의 고민과 특성이 묻어나지 않는다. 간식류를 판매하거나 게임 활동이 주를 이룬다. 지역 주민 참여는 일부 공연을 관람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현실이다. 

 지자체가 개최하는 축제도 지역 문화 콘텐츠 개발과 시민 참여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전국적으로 한 해에 1만 5천 건 이상의 축제와 관련 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봄과 가을에 집중되는 수많은 축제에 막대한 세금이 사용되는데 그 효과에 대한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다. 

 지자체가 축제 개최의 명분과 성과로 내세우는 지역발전에 대한 기여는 측정이 쉽지 않다. 지자체장의 평가와 연관된다는 점에서 자체평가는 사실보다 부풀려지는 경향이 있다. 무엇보다 지역축제를 경제적 효과 기준으로만 접근하는 것이 문제이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과정에서 얻는 만족감과 소속감, 시민 참여의 장을 마련하고 지역사회만의 콘텐츠와 전통을 만드는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문화적 그리고 공동체의 가치이다. 공연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민간 사업자와 다르게 지자체는 문화 공공재를 창출에 힘써야 한다.

 지역축제가 외부 방문자의 확보를 목표로 하고 이를 지역발전 동인으로 인식하는 것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지역 주민과 지역경제에 일상적으로 결합하여 내부에서 성장과 발전의 기반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 축제의 성과가 있다면 지역 주민에게 고루 돌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상당수의 축제가 경쟁력 없는 전시성 행사로 축제의 본질적 가치를 외면한 채 예산 낭비의 사례로 전락하고 있다. 

 원주시가 추진한 만두 축제의 경우도 지역 축제로서의 의미와 가치를 살리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올해 만두 축제를 위한 애초 8억 원 예산이 배정되었으나 예산 삭감 후 복원이라는 우여곡절 끝에 6억 원이 집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처음 개최된 만두 축제에 대한 용역평가는 경제 효과에 집중하고 있다. 이틀간 20만 명이 만두 축제에 참여했고 한 사람당 5만 원 정도 소비했고 100억 원 경제 파급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협소한 행사 공간과 부족한 주차시설이 지적되었던 것을 고려할 때 하루 10만 명의 인파가 몰린다는 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든다. 1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도 구체적 증거없이 추산된 것으로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경제 파급효과는 축제 이후 실제 시장 상권의 회복과 지속성을 살펴야 한다.  

 원주시의 정책이 지역축제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반영하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기존의 문화 예술행사와 축제의 성과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무엇보다 그간 민간이 참여하고 협력하던 거버넌스 구조를 관 주도로 개편했다. 이전의 문화예술 활동과 관련된 기관과 업체에 대해서는 이례적인 감사를 벌이며 사실상 그간 성과는 단절되고 있다.

 새로운 행사와 축제를 관이 주도하고 기획하여 시민을 객석에 앉혀 청중으로 만들고 있다. 일회성 이벤트에 막대한 예산을 들이고 정착 축제의 주인이 되어야 할 시민은 관객과 소비자되는 형국이다. 최근 개최된 '에브리씽 페스티벌' 축제는 대학 축제직후에 유사한 형태의 행사를 반복하는데 그쳤다.

 원주가 갖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접목하려는 원주시의 노력이 절실하다. 박경리 문학, 한지 문화, 무위당 생명 사상, 매지 농악 등 지역문화 정체성을 상징하는 문화 자산들을 활용하고 시민 참여로 이루어지는 문화예술 지원을 모색해야 하지만 정작 관련 활동은 민선 8기 현 시장 체제의 출범 이후 여러 이유로 기존 활동을 유지하기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화예술은 돈이기 전에 삶의 일부가 되어야 하고 축제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시민이 공동체의 일원임을 확인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원주시정 책임자의 문화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

김형종 연세대학교 정경대학원 정치학 전공 교수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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