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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의 손바닥동화(7)-개미무덤
2008년 06월 22일 (일) 14:06:26 이영 동화작가 ly4320@hanmail.net

손바닥동화(7)

 개 미 무 덤 

점순이와 향순이가 공기놀이를 하고 있었다.
‘놓쳐라, 제발 놓쳐라.’
향순이는 점순이가 공깃돌을 놓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점순이는 공기놀이 선수였다.
넉 집기를 마치더니 고추장 찍어먹기까지 무난하게 끝냈다.
점순이가 공중에 뿌렸던 공깃돌들을 막 잡아챌 때였다.
“앗, 따거워!”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손바닥으로 제 종아리를 찰싹 때리는 점순이.
데구루루, 공깃돌들이 땅 위에 굴렀다.
고소하다는 듯 향순이가 깔깔 웃었다.
점순이의 종아리를 깨문 건 시커먼 왕개미 한 마리였다.
“요 얄미운 개미 새끼.”
발바닥으로 짓이기려던 점순이는 우뚝 멈추었다.
허리와 다리가 부러진 왕개미는 살아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살려 줘!”
애원하는 것만 같았다.
“......!”
문득 불쌍한 생각이 든 점순이는, 그 왕개미를 내려다봤다.
“살려 줘! 제발......”
애원하던 개미는 잠시 뒤 죽고 말았다.
“......!”
왠지 울적해진 점순이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점순아, 나 다섯 동 났지롱”
약을 올리며 공깃돌들을 공중에 날리는 향순이.
“매롱, 나 고추장 찍어먹기 할 차례당”
그런 향순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점순이는 손가락으로 담 밑을 팠다.
죽은 개미를 조그만 그 구덩이에 묻어주었다.
담 너머의 감나무 잎사귀 하나를 톡 땄다.
그 잎사귀로 무덤을 덮었다.
쨍쨍한 여름 햇살 한 줌이 잎사귀 위에 떨어졌다. <끝>
   
이 영(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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