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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

기사승인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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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밝음신협은 올해도 거르지 않고 조합원과 임·직원 정성을 모아 어려운 이웃에게 연탄 1만 장을 전달했다. 또한, 당기순이익 1%를 지역 협동조합 운동 발전을 위해 내놓았다. 3·1 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시민과 함께 만세 운동 재연행사를 진행했고, 영동지역 산불피해 주민을 위한 성금도 전달했다. 또한 매년 사회공헌 기금 2천여만 원을 조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 복지단체, NGO를 지원한다. 이밖에도 협동조합 운동 계승 사업 지원과 어려운 이웃 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우리 신협이 금융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업을  하는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금융사업 확장을 위한 조합 홍보활동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신협은 금융기관이기에 앞서 협동조합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금융사업을 하는 협동조합이다. 금융사업 목적은 돈을 많이 벌어 투자자에게 배당하려는 게 아니다. 금융사업을 통해 조합원이 안고 있는 돈 문제, 더 나아가 삶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때문에 은행과는 그 목적과 방법이 다르다.
 

 근·현대에 들어 신협은 고리사채로부터 농민과 소상공인을 보호하고자 당사자 필요와 결의로 시작됐다. 높은 대출이율에서 벗어나 믿을 수 있는 이웃들끼리 상호 도울 수 있는 체제를 만든 것이다. 나아가 다양한 생활 문제로 시야를 돌렸다. 공동구매와 공동판매, 공동시설 이용, 농산물 직거래 유통, 농기계 협동 사업 등도 신협의 사업이었다. 금융사업 중심의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궁극적으로 인간답게 살아가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체제를 만들려 했던 것이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지역사회 개발과 협동조합의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해 노력한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 사유로 협동조합 정체성이 퇴색되고 금융기관의 길을 걷게 된 역사가 있다. 하지만, 지금도 추구하는 목적은 협동조합적인 우리 고유의 성격을 어떻게 강화하느냐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금융사업 활성화와 함께 주민들과 함께 잘 살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또 그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신협의 힘으로만은 불가능하기에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협동조합을 비롯한 지역사회 단체들과 연대하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의 존재기반은 조합원과 주민이기에, 조합원과 주민의 삶이 어려워지면 우리도 어려워진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러하기에 조합원과 주민이 잘 살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어가는 것 역시 우리의 당연한 의무라 생각한다.
 

 원주에서 협동조합 운동을 일구신 무위당 장일순 선생께서는 협동조합을 통해 "만민이 평등하고 자유로우며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라고 말씀하셨다. 참으로 의미 있는 말씀이고, 과거가 아닌 현재와 미래에 더욱 더 우리 삶속에서 살아나야 할 말씀이다.
 

 무위당 선생께서 밝음신협에 써 주신 휘호가 있다. 공생시도(共生是道). '함께 사는 게 진리이다'라는 뜻이다. 무위당 선생께서 어떤 마음으로 이 글을 주셨을까? 아마도 '금융사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조합원 돈 문제 해결을 넘어, 함께 잘 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실천하라는 뜻을 담지 않으셨을까? 앞으로도 밝음신협은 함께 잘 사는 지역사회를 위해, 협동조합 등 지역사회 단체들과 함께 협동조합의 정체성과 이에 걸맞은 사업을 찾아가는 여정을 지속할 것이다.

이도식 원주밝음신협 이사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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