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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운동, 이대로 둬선 안 된다

기사승인 202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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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서로돕기-천사운동은 원주시와 원주시민의 자랑이었다. 다수의 시민이 푼돈을 기부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계층을 돕는 사회안전망이다. 2002년 시민서로돕기운동으로 시작돼 올해로 18년째를 맞고 있다. 사람 나이로 치면 내년이 성년이다. 그러나 현재도 진행 중인 천사운동을 '자랑이었다'라고 과거형으로 쓸 수밖에 없다. 천사운동이 처한 상황이 매우 암울해서다. 적자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끝을 예측하기가 두렵다. 

 지난 2008년 5월 원주를 방문한 행정안전부 장관은 원주시로부터 천사운동에 관한 설명을 듣고 청와대에 보고했다. 매우 이상적인 사회안전망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곧이어 청와대에서 원주시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고, 전국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이 이어졌다. 김해시, 김제시, 파주시의회, 경기복지재단 등에서 원주시를 방문했다. 한 사람이 월 1,004원의 소액을 기부해 약 500명의 차상위계층에게 월 13만 원씩 지원할 수 있다는 구조에 놀랐다고 한다. 

 가능했던 건 2009년 한 해 동안 천사운동 모금액이 11억5천600만 원에 달해서다. 연인원 약 13만 명이 동참한 덕분이었다. 그해 차상위계층에게 7억2천만 원을 지원하고도 4억3천만 원 넘게 적립할 수 있었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인 적립금이 20억 원 넘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후 천사운동 참여자가 계속 감소했고, 2016년부터 모금액이 지원금보다 적은 적자구조가 됐다. 지난해에는 약 2억1천만 원의 적자가 발생했고, 올해 들어서도 5월까지 5개월간 1억 원 넘는 적자가 났다. 

 적자를 우려해 원주시와 천사운동본부에서 선택한 방법은 지원금을 받는 차상위계층 인원을 줄이는 것이었다. 18년간 이어져 온 사회안전망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현재 월평균 천사운동 참여자는 고작 6천600명이다. 원주시 전체 인구의 1.9%만 참여한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위축되는 모양새다. 

 월 1,004원 기부는 초등학생도 할 수 있다. 천사운동 참여자가 갈수록 감소하는 건 관심의 부재이다. 우선 공직자 참여를 확대하도록 기관장의 노력이 필요하다. 원주시, 원주경찰서, 원주소방서, 원주세무서 등 지역 공공기관은 물론 원주혁신도시로 이전한 13개 공공기관 임직원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시민 봉사자를 자처하는 공직자로서 월 1,004원 기부는 당연한 책무라고 생각한다.

 봉사에 앞장서고 있는 사회단체와 직능단체 회원들도 천사운동에 앞장서야 한다. 학생 참여를 늘리기 위한 원주교육지원청의 역할도 요구된다. '우리아이 천사만들기 운동'이 2008년부터 추진됐고, 성과도 있었지만 지금은 시들해진 상황이어서다. 읍면동별로 구성돼 있는 천사지킴이들의 보다 적극적인 활동도 필요하다. 곳곳에서 천사운동을 외쳐야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천사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부끄러운 사회풍토가 만들어지도록 가열찬 노력이 있어야 한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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