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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친화도시-원주를 꿈꾼다

기사승인 202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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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원주를 이끌어갈 미래의 인재들에게 관심을 두어야 할 때대학과 지역사회 긴밀히 상호작용하는 '대학친화도시' 만들어야

 

 인구 36만 명인 원주시는 5개의 대학을 품은, 거대 교육도시이다. 이들 5개 대학의 학생과 교직원 수는 3만6천여 명으로 원주시 전체 인구의 10%에 달한다. 지역경제 측면에서 보면 이들은 교육소비자인 동시에 대학가 중심 상권은 물론 원주의 청년소비를 주도하는 주요한 상업소비군이자 문화소비자이기도 하다. 게다가 가족들까지 포함하면 대학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한 수준이다.

 그런데 전국 대학들이 그렇듯 원주 소재 대학들 역시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 코로나19 장기화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원주 소재 대학을 선호했던 수도권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진학 문이 넓어진 서울과 경기 소재 대학을 선택하면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비단 대학의 문제만이 아니다.

 대학 주변 상가와  대학인구를 주고객으로 하는 많은 상점들 역시 기약없는 휴업, 폐업 등 상당한 경제적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이같은 대학가의 위기는 또 다른 경제활동 영역으로까지 퍼져나갈 수 있다. 이러한 위기의 확장성은 대학과 주민, 대학과 지역사회가 긴밀히 상호작용하는 하나의 유기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대학들은 지금 여러 고민들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들도 많다. 5개 대학을 품은 원주시가 지역의 미래를 위해 고민해야할 부분 역시 존재한다. 이에 이러한 원주시의 고민에 하나의 가능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대학친화도시'이다.

 이미 독일의 괴팅겐이나 하이델베르크, 미국의 필라델피아, 영국의 옥스퍼드 등 대학도시로서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 대학과 지역사회가 상생한 선례는 여럿 있다. 이러한 대학도시들의 공생은 역사적으로 축적된 신뢰와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된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차원에서 살펴보면 지역사회는 대학교원과 학생들에게 교통비를 일정 비율 할인하거나 자전거도로들을 활성화함으로써 지역 내 이동편의와 소비행위를 보장하고, 저렴한 주택들을 공급함으로써 이들의 주거와 생활안전을 보장한다.

 이에 대학은 교육기관의 차원을 넘어 대학건물과 교정을 지역의 주요한 문화와 경제자원으로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상생을 위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우수한 대학들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고, 대학이 지역사회의 한 부분으로서 존재하기보다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교육기관으로 인식하고 있어, 대학과 지역의 공존을 지향한 대학도시, 혹은 대학친화도시를 구축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반갑게도 최근 원주시가 흥업면을 중심으로 흥업면 소재 대학들과 마을을 안전한 교통과 방범시스템으로 연결하는 타운챌린지 사업에 선정됐다. 비록 이 사업이 원주시 전체와 모든 대학을 아우르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과 지역이 상호간에 안전한 접근성을 갖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은 대학인구와 지역주민이 상호작용하는데 있어 중요한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사업이 대학친화도시로 가는 의미있는 첫걸음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제 원주시는 모든 지역대학을 아우르는 청년교육과 청년문화에 관심을 두어야한다. 대학들과 함께 청년들을 위해 어떠한 교육환경, 생활환경을 만들어 가야할 지 고민하고, 건강한 아르바이트와 청년일자리를 지역 경제활동가들과 만들어 가야한다.

 이를 통해 청년들이 교육과 일자리를 위해 원주를 삶의 터전으로, 그리고 원주 소재 대학들을 자신들의 성장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선택하고 모여들도록 해야한다. 그렇게 된다면 이들은 원주시의 경제, 문화,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산자로서, 소비자로서 건강한 역할을 수행해나갈 것이다. 이미 원주시는 '건강도시 원주', '여성친화도시 원주', 그리고 취약한 시민들에게도 휴식과 삶을 재구성하는 도시로서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제는 원주를 이끌어갈, 원주를 통해 우리 사회 전반을 이끌어갈 미래의 인재들에게 관심을 두어야 할 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살아가야할 공간, 관계의 장으로서 대학과 지역사회의 연대를 통해 건강한 공동체, 건강한 삶의 모델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러한 면에서 대학친화도시는 원주시가 미래 인재에 대해 어떤 희망과 지향을 갖고 있는 가를 가늠하는 주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박지영 상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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