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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대 계곡 제대로 즐기는 방법

기사승인 2022.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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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정한 계곡 되찾는다면 시민들 역시 굳이 백숙을 뜯고 고기를 굽기보다 자연 그대로를 느끼며 깨끗한 계곡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찾을 것

 최근 원주시가 금대계곡 일대에 평상 등 불법 시설물을 설치하고 수년 간 영업을 이어온 식당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민들과 공유해야 하는 자연 경관을 독점하고 멋대로 훼손해 온 이들에게 뒤늦게나마 조치가 취해진 것 같아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뜨끈한 백숙이나 삼겹살을 구워 먹는 것은 무더위를 잊게 해주는 여름철 소소한 즐거움이다. 때문에 자릿세가 포함된 듯 높은 음식 가격을 감수하면서도 사람들은 평상 식당을 찾는다. 식당들의 불법 영업이 당연시 되면서 이제 금대계곡은 식당을 이용해야만 갈 수 있는 곳이 됐다. 

 이렇게 수 년간 장사를 이어온 식당은 매우 뻔뻔하지 않을 수 없다. 본인 소유의 땅이 아닌 곳에 콘크리트를 포장해 천막과 평상을 수십 개 설치하고 당당하게 자릿세를 포함한 높은 음식값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편의를 위해 전기와 수도 역시 불법으로 끌어와 사용하는 등 아무렇지 않게 자연훼손을 일삼는다.

 식당 업주들은 여름 한 철 장사라며 눈감아줄 것을 호소하지만 겨울을 제외한 봄부터 가을까지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다는 건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여름철 주말이면 1~2주 전에도 예약 잡기가 어렵고, 평일에도 사람들로 북적거려 이 일대 도로는 통행이 불편할 정도이다.

 이렇게까지 매출을 올리면서도 한 철 장사라며 편의를 봐달라는 식당의 입장은 시민들에게 공감 받을 수 있을까.

 하지만 금대 계곡의 자연훼손을 식당들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식당들의 불법 장사가 이렇게 오랫동안 이어져 올 수 있었던 건 이곳을 꾸준히 찾는 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매년 이곳을 찾았던 일부 시민들은 평상 철거 소식에 아쉬움을 토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평상 식당을 이용한 시민들 역시 평균보다 높은 값을 주고 음식을 주문하면서 식당의 행태에 동조하고 자연을 훼손한 편리함의 값을 지불하며 즐겨왔다는 사실을 반성해야 될 때다. 

 평상 불법 장사는 금대 계곡뿐 아니라 원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초면 황골과 판부면 용수골, 신림면 등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계곡이라면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식당 업주를 배려(?)해 단속을 소홀히 했던 원주시가 이왕 칼을 빼들었다면 원주 전역의 계곡들을 점검하고 조치했으면 좋겠다. 

 몇 해 전 경기도는 청정 하천계곡 복원사업을 진행하면서 불법 평상 영업 식당들을 적발해 시설물을 철거하고 원상복구 하는 등 대대적인 개선을 추진했다. 지금까지 깨끗하게 유지되는 곳도 있지만 여전히 평상을 설치하고 불법 영업에 단속되는 곳들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지자체에서 꾸준히 단속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인상은 제대로 남긴 듯하다. 

 원주시의 노력으로 청정한 계곡을 되찾는다면 시민들 역시 굳이 백숙을 뜯고 고기를 굽는 방법 보단 자연 그대로를 느끼며 깨끗한 계곡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내년 여름 달라진 금대 계곡의 모습이 기대된다.
 

이청수(우산동)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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