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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니면 돼?"

기사승인 202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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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시 직원들이 격무로 쓰러지고, 악성 민원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연이어 발생…실효성 있는 직원 보호 대책 수립하고 즉시 시행하기를 촉구

 "나만 아니면 돼"라는 말은 과거 KBS 예능프로그램인 '1박2일'에서 강호동이 복불복 게임 때 벌칙에 걸린 다른 맴버들에게 약을 올리기 위해 사용하면서 대중들 사이에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나만 아니면 돼"라는 말이 범죄 현장 등 타인의 어려움을 목격해도 방관으로 일관하는 대중들의 집단행동을 표현하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단편적인 예로 원주시청을 한 번 들여다보자. 원주시청의 총인원은 1천850명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대량 은퇴로 인해 지난 10여 년간 전체 정원의 50% 이상을 MZ세대가 채우고 있고, 그 비중은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짧은 시간 급격한 조직 구성원의 변화에는 이런저런 문제점들이 따라오게 마련이다. 가장 큰 문제는 세대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방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민간 기업이든 공무원이든 신입 직원은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설플 수밖에 없다. 민간 기업은 수익 창출을 위해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활용하여 신입 직원을 최대한 빨리 정예화시키는 것에 집중 투자한다. 반면에 공직사회는 제대로 된 교육시스템 자체가 없다. 나 때도 그랬다고 하며, 업무 메뉴얼 하나 주면서 그냥 알아서 하라고 하며 방관을 한다.

 고립무원을 스스로 돌파한 직원들은 인사시즌 조직에서 서로 데려가려고 난리가 난다. 일 잘하는 직원이 있으면, 그 팀과 그 부서는 아주 편해진다. 그 부서에서 일하지 않는 직원의 일까지도 일 잘하는 직원에게 다 몰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업무 능력이 안 되는 직원은 어떻게 될까? 라는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문제가 발생해서 시끄러워지는 걸 특히나 싫어하는 조직의 특성 때문에 그분들은 그냥 업무를 시키지 않는다.

 이런 일부 극소수의 직원들이 전체 원주시를 욕 먹이고 있으나 그 누구도 문제점은 인식하지만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일하지 않아도 월급을 받는 사람이 있는 조직이 바로 '철밥통'이라고 불리는 공직사회라는 걸 시민들도 이미 다 알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된다. 일하지 않는, 갑질하는 일부 직원은 과감히 조직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시민들에게 인정받는 공직사회를 만들어야 된다. 더 이상 "나만 아니면 된다"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대신 "우리 모두 함께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모두가 가질 시점이다.

 공무원 인기가 급속도록 떨어지고 있다. 원주시도 4∼5년 후면 공무원 시험 미달이 예상되고 있다. 공무원은 원주시민의 손과 발이 되어 봉사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다. 그 손과 발이 부족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그것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 원주시청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 6월 1일 원주시장 당선인을 찾아가 원주시청 공직문화 대혁신을 위한 원주시정 7대 과제를 전달하며 각각의 항목에 대하여 상세히 부연 설명까지 당선인의 요청으로 진행하였다. 당시 당선인은 지난밤 선거 결과를 보며 마음 졸이며 밤을 새워 피곤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에 대하여 경청하였다. 이번이야말로 원주시 조직문화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구나! 라는 희망을 가졌다. 

 그러나 4개월 남짓 지난 지금까지 시장의 구체적인 멘트도 액션도 없다. 그 와중에 원주시 직원들은 격무로 쓰러지고, 악성 민원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원주시 1천850명의 임용권자인 시장은 지금이라도 더 이상의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직원 보호 대책을 수립하고 즉시 시행하기를 촉구한다.

문성호 원주시청 공무원노조 사무국장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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