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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민주당 존재감 찾아야 독단적 행정 막는다

기사승인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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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 시정을 바로 잡으려면, 민생을 보호하고 무너지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내려면 원주 민주당이 자신의 빛깔을 찾아야 한다. 뼛속까지 철저하게 혁신해야 한다

 

 원강수 시장 권력놀음과 졸속행정이 끝을 모른다. 이제는 자신에 비판적인 지역 방송사까지 압박하며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일도 서슴지 않고 있다. 참으로 큰일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이기 때문이다. 

 최근 원 시장의 미국 방문 내용을 담은 기사를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 많은 공무원을 대동한 미국 방문 성과가 500억은 고사하고 50억도 아닌 고작 5억 원의 계약이란다. 5억 원을 위해 길에 뿌린 돈이 얼마이며, 소위 계약성과라는 것의 구체적인 내역도 자못 궁금하다. 

 미국에서 돌아온 원 시장은 만두축제 견학한다고 일본 방문길에 나서더니 이번에는 또 중국이란다. 배웅하라고 과장들까지 동원하여 과잉의전 논란까지 일고 있다. 나랏돈이 아니라 자기 돈을 써야 한다면 연일 이렇게 성과없는 출장에 나서겠는가. 민생고가 엄중한 요즘 같은 시절에 불필요한 외유성 해외 나들이로 자치단체장이 걸핏하면 자리를 비우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다. 이런 식으로 일하는 단체장을 나는 근래에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

 공직인사 체계도 무너지고 있다. 다면평가제를 폐지하여 본인이 원하는 사람을 마음대로 승진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위직이 제도를 악용하여 열심히 일하는 간부의 승진을 막고 있다는 것이 명분이다. 이 무슨 궤변인가. 직원 수가 작은 조직에서는 간혹 몇 사람이 공모하여 특정인을 저평가하는 게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이천 명이 넘는 조직에서는 몇몇이 평가를 왜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평가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으면 일 잘하는 사람이 좋은 평을 받고, 문제 많은 사람은 안 좋은 결과가 나온다. 사람 눈은 대체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결국 권력에 줄을 대고 부당한 지시도 물불을 가리지 않는 자들을 쉽게 승진시키고 싶은 모양인데 공직사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크게 훼손될 일이다. 본인이 천년만년 시장을 할 것이 아니라면 이쯤에서 거두고 공직인사의 민주적 원칙과 기준을 올바로 세우는 것이 좋다. 공무원들이 일하는 모습이 불만이라면 시장부터 정의롭게 일하고, 민생과 현장을 위해 겸허한 태도로 전심전력을 다하라. 공무원들도 성심껏 시장을 도울 것이다.

 축제마다 술까지 판매하는 난장을 대규모로 설치하는 것도 민생고를 키우고 있다. 대부분 외지 상인들인데 난장이 서면 지역 상점들은 개점휴업 상태가 된다. 지역의 화합을 이끌어내야 할 축제가 오히려 경기불황과 고물가로 고통받는 상인들에게 이중고, 삼중고가 되고 있다. 구도심 상인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원주시 행정이냐며 울분을 호소하였다.

 원 시장의 실정과 무능이 점입가경인데 더 난감한 것은 정작 이를 견제하고 민의를 대변해야 할 민주당이 원주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 시장의 갈수록 심해지는 졸속행정은 민주당의 견제와 감시가 부재한 탓이기도 하다. 왜 모두 얌전한 고양이가 되었는가. 군사독재에 맞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초석을 다진 자랑스런 원주 민주화 운동의 전통과 역사를 승계한 원주 민주당이 아니던가.

 반성과 성찰이 없는 탓이다. 그러니 혁신도 없다. 지난 선거에서 시장도 국회의원 자리도 빼앗겼는데 반성은커녕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현 정부와 원강수 시정에 대한 시민의 원망이 높으니 가만히 있어도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민주당을 찍지 않겠다는 지역의 한 청년은 '여당이 늑대라면 민주당은 양의 탈을 쓴 늑대 같다'고 쓴소리를 하였다. 도무지 차이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원주 시정을 바로 잡으려면, 민생을 보호하고 무너지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내려면 우선 원주 민주당이 자신의 빛깔을 찾아야 한다. '상대당보다 조금 더 나은 당이 되면 된다'거나 '선거는 덜 나쁜 사람 뽑는 것이다'라는 안이한 인식으로는 곤란하다. 진정성 있는 선한 양이 되던가 아니면 늑대를 압도하는 능력있는 호랑이가 되어야 한다. 또다시 시민들에게 외면당하고 싶지 않다면 뼛속까지 철저히 혁신해야 한다.

 평당원들을 존중하고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눈에 보이는 정치개혁을 이루어야 한다. 민생을 중심에 두고 지역의 미래비전을 제시하며 체감할 수 있는 분명한 차이를 만들어야 한다. 협력할 것은 과감히 협력하지만 이권세력의 권력놀음에는 당당히 맞서 시민의 생활을 지켜내는 진짜 민주당이 되어야 한다.

최혁진 전 대통령실 비서관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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