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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의 계륵

기사승인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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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금산 글램핑장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계륵이다. 그러나 문제점을 알면서도 그동안 투자한 돈이 아까워 그대로 운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계륵(鷄肋), 직역하면 '닭갈비'이다. 개인적으로 닭갈비를 좋아하지만, 계륵은 우리 사회에서 그렇게 긍정적인 단어는 아니다. 즉, 별로 득이 되지는 않지만 버리기에는 아까운 것을 빗대어 우리는 계륵이라고 한다. 그런데 원주시에서는 지난 시정의 근시 행정으로 계륵보다 더한 전시행정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그래서 버려야 하는데 버리지도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다. 원주시청 앞 공원 분수대와 소금산 글램핑장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최근 원주MBC에서 원주시청 앞 공원에 설치된 100미터 분수대와 원형 분수대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2007년 원주시청이 현 위치로 이전하면서 청사 앞에 분수대를 만들었는데, 잠시 운영하다가 2010년부터 현재까지 운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운영을 안 하는 이유는 분수대 물을 상수도를 연결해 사용하다 보니 수도 요금이 너무 많이 나와 시민의 혈세가 낭비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난 시정 12년 동안 방치되어 온 것이다. 또한, 장기간 방치하면서 분수 시설이 훼손돼 현재는 정상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얼마 전 소금산 글램핑장 시범운영에 다녀왔다. 소금산 글램핑장은 지난 시정에서 조성했다. 글램핑장과 캠핑장을 함께 조성했는데, 캠핑장은 침수 위험 등의 문제로 인해 사용이 어려운 상황이고, 글램핑장은 지난 시정에서도 시범운영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해 정식으로 개장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그 운영 책임이 현 시정으로 넘어온 상황이다.

 현 시정에서는 지난 시정에서 추진했던 사업들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일반 시민 입장에서 글램핑장을 체험하고 보니 과연 이 글램핑장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 강한 의심이 든다. 먼저 주차장, 도로 등 외부 인프라를 갖춰놓지도 않은 상태에서 내부 집기들을 먼저 구입하면서 한 번도 사용하지 못했는데 교체해야 하는 집기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들인 비용도 문제이고, 앞으로 계속 비용이 들어가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일례로, 글램핑장 내부는 숙박업소처럼 침구류 등이 구비돼 있는데, 이러한 시설을 누가 어떻게 운영할지 걱정이다. 매일 하얀 침대보 등 침구류를 세탁해야 하는데 현재 세탁기와 건조기는 1대뿐이어서 더 구입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 문제이다. 첫째, 교통사고가 우려된다. 처음에는 개인차량은 들어갈 수 없도록 계획되었으나 글램핑 특성상 짐이 많아 개인차량 출입을 허용한다고 한다. 일반 관광객들은 걸어가고 글램핑장 이용객은 차를 타고 이동하다 보니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게다가 인도·차도의 구별이 모호하고, 교행이 어려워 교통사고 위험이 크다. 또한, 산 중턱 주차장까지 오르는 길도 급경사여서 문제가 있다.

 둘째, 화재 발생에 취약하다. 소금산 글램핑장은 모든 시설이 목재데크로 연결돼 있고, 숙소간 간격이 매우 좁다. 숙소 내부에는 여러 가지 전기용품(냉장고, TV, 전자렌지, 인덕션, 전기그릴, 전기밭솥 등)이 존재한다. 거의 모든 콘센트에서 24시간 열을 내뿜고 있다. 그렇다 보니 전기 누전으로 인한 화재 발생 위험이 크다. 글램핑장에서는 모든 구역이 금연이라고 하지만, 누군가 담배꽁초를 잘못 버리게 되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글램핑장이 평지가 아닌 경사가 가파른 산 중턱에 있어, 산불이 발생하면 산불이 경사로를 따라 급격히 번지는 습성이 있어 대피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소방차가 접근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소금산 글램핑장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계륵이다. 하지만 문제점을 알면서도 그동안 투자한 돈이 아까워 그대로 운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자칫 더 큰 손해, 그것도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과감히 포기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좌고우면(左顧右眄)하다 더 큰 손해를 입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원주MBC가 보도한 것처럼 시청 앞 분수대는 유지비 등 사후 관리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추진하면서 혈세를 낭비한 전형적인 근시 행정이다. 소금산 글램핑장도 다르지 않다.

이공주 시민논객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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