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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사상, 원주 기조로 정립하자

기사승인 20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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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서로돕기 천사운동은 지난 2002년 8월 원주시가 전국 최초로 시작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계층을 돕기 위한 소액 기부 시민운동이다. 더불어 함께 사는 도시를 만들어가기 위한 것이다. 2008년 원주를 방문한 원세훈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은 원주시로부터 천사운동에 관한 브리핑을 듣고, 동석한 행안부 차관보에게 전국 지자체로 천사운동을 확산할 것을 지시했다. 이후 여러 지자체에서 원주시를 벤치마킹해 소액 기부 시민운동을 전개할 정도로 천사운동은 원주를 대표하는 나눔 문화이자 원주가 발상지다. 

 농업인의 날도 원주가 발상지다. 농촌지도자연합회 전신인 농사개량구락부 원성군연합회장을 역임한 고 원홍기 선생의 제안으로 1964년 원주에서 처음으로 농업인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농민은 흙에서 태어나 흙과 더불어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삼토(三土) 철학을 담아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정했다. 한자 십일(十一)을 합치면 흙 토(土)자가 된다는 데서 유래했다. 이후 원주 농업인들의 끈질긴 요청으로 정부는 1996년 농업인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 

 원주시는 단구공원 내 열린광장을 천사공원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열린광장에 천사운동 기념탑 건립도 추진한다. 천사운동에 대한 시민들의 자부심을 키우고, 관심을 유도해 나눔 문화를 확산하려는 목적이다. 원주시청 로비에는 기부자 명예의 전당을 설치했다. 천사운동 참여자 등 기부자에 대한 헌액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지속적인 후원 및 나눔 문화를 독려하려는 것이다. 원주시는 농업인의 날 국가 기념행사를 원주로 유치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농업인의 날 발상지 위상을 높이고, 원주농업을 전국에 홍보하기 위해서다. 

 발상지의 사전적 의미는 역사적으로 큰 가치가 있는 일이나 현상이 처음 나타난 장소이다. 원주가 천사운동과 농업인의 날 발상지인 건 매우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더불어 사는 따뜻한 도시이자 농업의 중요성을 일깨운 도시여서다. 천사운동과 농업인의 날 발상지를 확고한 도시 브랜드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이 보강돼야 한다. 이야기가 인상적일 때 사람들의 뇌리에 오랫동안 각인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원주를 논할 때 빠짐없이 등장한 게 생명 도시였다.

 상원사 꿩 설화를 비롯해 무위당 장일순 선생, 천주교 원주교구 지학순 주교, 한국의 슈바이처 문창모 박사, 대하소설 토지의 박경리 선생 등이 일관되게 주장하고 실천한 게 생명 사상이었다. 억지스럽지만 원주를 대표하는 특화산업이 의료기기인 걸 생명 사상과 엮은 예도 있다. 

 민선 8기 원주시의 주요 시정 목표인 안전도시도 생명의 소중함을 근간으로 한다는 점에서 생명 사상을 원주를 표방하는 기조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탄탄한 기반을 쌓게 되면 발상지에 걸맞는 대접은 물론 도시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쌓아 올린 값진 가치를 더욱 빛낼 책임은 현재 원주에 사는 우리에게 있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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