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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플라세보 효과

기사승인 201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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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약효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의사와 환자간의 관계이다

 

  약은 왜 필요한 것인가? 어떤 환자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게 들릴 수 있다. 반면에 비교적 건강하고 잔병치레가 없는 사람들은 매월 내는 건강보험료를 아까워한다. 그러나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이 암과 같은 치명적인 병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다.
 

 오늘은 임상적으로 실행되고 있는 위약효과(플라세보)에 관해 얘기하고자 한다. 플라세보(Placebo)는  '즐겁게 한다'라는 라틴어이며 로만 가톨릭교에서 죽은이들을 위한 전통적인 전례(연도)의 시작을 알리는 표현이다. 1807년 외과의사의 가짜약 처방으로부터 시작된 플라세보 효과는 환자들이 복용한 약이 실제 약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진짜 약을 먹은 효과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주로 이중맹검(환자-의사 모두 약의 성분을 알지 못함)으로 무작위 선정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임상실험에서 실제약을 복용한 환자와 가짜약을 복용한 환자의 효과에 대해 비교분석이 이뤄진다. 환자들은 약이 매우 비싸다던지, 구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들을 경우 훨씬 효과가 높았으며, 약의 색상 또한 효과에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안정제로는 파란색이, 진통제로는 흰색이 효과가 더 높았다.
 

 2009년 하버드 의대 교수에 의해 진행된 오픈라벨(환자가 복용하는 약이 가짜약임을 알고 실험에 임함)실험에서는 그 효과가 아무런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보다 무려 2배 이상의 환자에서 임상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얻게 된다. 이를 정직한 플라세보 효과라 한다. 여러가지 분석이 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이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위약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은 위에서 언급한 정보들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와 의사 간의 관계이다. 의사가 약을 투여할 때 환자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심리적으로 얼마나 따뜻하게 보살피느냐가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의사들의 신뢰교육과, 진료 시간에 쫓기는 의료시스템을 바꾸는데 시간과 자본을 투자하는 것이, 약물치료 또는 수술적인 요법보다 더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런데도 필자는 희망을 품어본다. 따뜻한 의사의 처방과 진심어린 약사의 손길로 조제된 약이 환자의 두 손에 닿기를.

정문영 예쁜약국 약사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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