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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이 되새겨야 할 청백리 정신

기사승인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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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종 때 강원도 관찰사를 지낸 이세장은 모친상을 당하였을 때 5년간 시묘살이를 하다 병에 걸려 돌아가셨다. 너무 청빈하게 산 나머지 방 네 귀퉁이밖에 없어 장례를 치르기 어려웠다

 

 이 시대 정치인과 공직자들은 강원도관찰사 이세장의 투선정신이 필요하다. 500년 강원 감영 원주에서 관찰사를 지낸 분 중에 청백리가 많았다. 그중 명종 때 강원도 관찰사를 지낸 이세장(1497~1562)의 일화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직에 있는 동안뿐만 아니라 평소 매우 청렴결백하여 집안에는 변변한 살림이 없었고 한겨울에도 늘 베옷을 입고 지냈다고 한다. 빈방에는 오직 네 귀퉁이만 있을 정도로 청빈한 삶을 살았다. 청덕을 평생 실천했다.

 원주에 강원도관찰사로 계실 때도 청빈한 생활에 선정을 베풀어 퇴임 길을 가로막는 지지자들이 있을 정도로 그의 이임을 아쉬워했다고 한다. 때가 여름날이라 지지자가 부채 하나를 선물했다. 문막 근처 나루터에 나룻배를 타며 자신에게 되물었다. 내가 이곳 원주 땅을 떠나며 남은 욕심은 없는 걸까? 늘 자신과 약속 청덕을 지키려 했던 그는 조금 전 선물로 받았던 부채조차 마음에 걸려 강물에 던졌다고 한다. 그 후 이 나루를 부채를 던졌다는 뜻으로 투선 나루라고 불렀다고 한다.

 공의 선정에 보답하고자 많은 이가 선물을 했다. 그러나 모두 거절했다. 그는 청덕을 강원도관찰사 재직할 때도 실천했다. 그를 흠모하던 지지자들이 1554년 그가 관찰사 재직 시 아끼던 정원 괴석을 공주 우성면 내산리 그의 집까지 가져갔다. 그 괴석은 강원도관찰사로 있을 때 매일 바라보는 유일한 사치의 대상이었다. 아마 이 과정에서 어떻게 백성들을 편안하게 잘 모실 수 있을까를 구상했을 것이다. 돌과 같이 자기 자신의 마음 밭을 가꾸며 청빈한 마음과 각오를 다졌을 것이다. 높이 94cm 상당히 큰 돌인데 그것을 공주까지 가져갔다. 

 그는 모친상을 당하였을 때 5년간 시묘살이를 하다 병이 생겨 돌아가셨다. 너무 청빈하게 산 나머지 집에는 방 네 귀퉁이밖에 없어 장례를 치르기 어려웠다. 이때 조정 관료들이 십시일반으로 동조 부의하여 장례를 치렀다고 한다. 이때부터 초상 때 돈을 보태주는 부의(賻儀)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공주시 우성면 내산리 뜬밭마을에는 그의 묘비와 괴석, 괴석유래비가 아직도 있다. 그 괴석비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 있다. '이 괴석을 훼손하지도 더럽히지도 마라. 돌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공이 사랑해서이니라. 백성이 스스로 공의 묘소 곁에 운반했노라…돌이야 부서질 수 있으니…무릇 관직에 있는 사람들아 이를 본받고 법으로 받으라.' 몇십억 몇백억의 공금을 횡령하고 이권에 개입하는 정치가나 공무원들에게 이세장 청백리는 무릇 공인은 이런 것이라는 표본을 지금도 보여주고 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직 비용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선출직 공무원인 지방의원, 시장·군수, 도지사뿐만 아니라 이번에 선출된 국회의원들은 공익을 위해 국가직·지방직 공무원들이 일하도록 감시하고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자신이 부패하면 공무원들을 공익을 위해 일하도록 할 수 없다. 이세장의 투선마음, 청덕, 청백리 정신이 중요한 이유다. 이러한 일을 게을리해 공직자들을 움직일 수 없다면 그것이 부정부패만큼이나 나쁜 일이다.

 이번 총선에서 국회의원들의 공약은 기대 이하였다. 손에 잡히는, 피부에 와닿는 공약이 없었다. 총선 내내 정부심판, 야당심판으로 일관하면서 지역공약은 검증하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전국의 법제도를 개정하여 민생을 살리려는 공약도 거의 없었다. 강원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강원도 특별자치도법은 언급조차 없었다.

 선출직 공무원 정치인들은 괴석을 매일 바라보며 선정을 다짐했던 이세장의 각오, 투선정신을 되새겨야 한다. 현장을 뛰며 우리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앞으로 2년 정도 남은 지방선거를 위해서 선출직 공무원인 시장·군수, 도지사 그리고 지방의원들은 자기가 지난번 공약으로 추진했던 내용이 빈 공약이 되지 않도록 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성과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과정과 절차도 지켜야 한다. 시민들이 관심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무원들이 시민들과 함께 일하도록 만들어가야 한다. 부패 비리만이 아니라 선출직 공직자들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이세장의 정신으로 청덕이 생겨나야 한다. 

김주원 연세대 미래캠퍼스 보건행정학과 객원교수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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