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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市場)의 변신은 무죄

기사승인 201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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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시 자랑인 새벽시장이 더 유명한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취급품목 확대, 장소 이전, 신용카드 사용 등 검토해야…정체되면 추월 당해

 

 해외 여행을 하게 되면 반드시 가는 곳이 있다. 또한 세계의 문물을 소개하는 KBS '걸어서 세계속으로' 와 EBS '세계테마기행' 에서도 꼭 다루는 장소가 있다. 바로 시장이다.  그곳에 가면 빠르고 쉽게 현지인의 일상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생활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4월이다. 겨우내 기다려 왔던 새벽시장이 곧 열린다. 원주시민들의 삶과 생활과 문화가 어우러진 장터이다. 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전국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는 원주의 자랑이다. 그러나 최근 매출실적이 정체되고 있다는 안타까운 기사를 접했다. 정상에 서게 되면, 즉 목표를 이루고 나면, 새로운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필자가 살았던 국내외 지역들의 시장 몇곳을 살펴보면서 원주새벽시장의 미래를 상상해 본다. 
 

 호주 시드니 외곽의 스트라스필드를 지나면 플레밍턴이라는 교외마을이 있다. 이곳에서는 토요일과 일요일 새벽부터 오후 2시까지 대규모 장터가 열린다. 플레밍턴마켓이다. 과일, 채소, 생선 등 농수산물이 주 품목이지만 잡화, 구두, 의류, 농기계 등 다양한 제품들도 판매되고 있다.
 

 모든 판매품들은 생산자와의 직거래가 원칙이다. 특히 과일은 매우 저렴하여 통상 박스단위로 구매한다. 또한 케밥, 샌드위치, 쌀국수 등 세계 각국의 음식을 판매하는 푸드코트도 인기가 있다. 백인, 동양인, 흑인, 중동사람 등을 모두 만날 수 있어 지구촌이 한가족임을 실감케 해 준다.
 

 뉴욕 맨하탄 아래쪽 유니언스퀘어는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타임스퀘어,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브로드웨이 등이 있는 미드맨하탄과는 좀 떨어진 로우어맨하탄지역이다. 이곳에 매주 수요일 열리는 그린마켓이 있다.
 

 뉴욕반경 200마일이내 지역에서 당일 생산된 품목만을 취급하는 농축산물시장이다. 과일, 채소, 꽃, 꿀, 허브빵, 치즈, 와인, 버터, 고기, 쨈, 생과일쥬스 등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시장이다. 가격은 착하지 않지만 뉴욕의 향기와 뉴요커의 삶을 엿볼 수 있어 필자가 가끔 가던 곳이다.
 

 경기도 과천경마공원에는 바로마켓이 있다. 전국 최대규모 농산물직거래장터로 매주 수·목요일 아침10시부터 저녁6시까지 열린다. 쌀, 잡곡, 과일, 육류, 생선, 야채등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자가 직접 가지고 나와 본인의 이름과 사진을 걸고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또한 대형마트에서나 볼 수 있는 시식코너와 재래시장의 덤문화가 모두 공존하고 있어 내공있는 주부들이 꾸준히 믿고 방문하는 곳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적립금의 1%를 쿠폰으로 지급하는 포인트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드와 현금 모두 사용가능하고 넓은 주차장이 무료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쯤에서 원주새벽시장이 나아갈 바에 대해 몇가지 제언해 본다. 우선 장소 이전이다. 원주천 둔치라는 전통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겠지만, 고질적인 주차문제와 시장의 확장성 측면에서 일정부분 한계가 있다. 종합운동장과 따뚜경기장 및 인근 주차장을 활용할 경우 시장의 외연을 넓혀, 보다 많은 시민들의 접근이 용이해질 것이다. 혁신도시는 현재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로컬푸드매장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원도심과 혁신도시의 화학적 통합차원에서, 주 1∼2회정도 새벽시장을 혁신도시에서 열면 어떨까. 주말이라면 혁신도시 기관들의 주차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다음은 다른 컨텐츠와의 융복합이다. 현재 소금산 출렁다리가 원주의 히트상품이 되고 있다. 온라인상의 쿠팡이나 옥션에서는 이미 출렁다리와 원주의 유명컨텐츠인 뮤지엄산, 미로예술시장, 구룡사 등과의 연계상품이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다. 또한 호텔인터불고에서는 출렁다리 인증샷으로 10%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소금산 출렁다리패키지를 출시했다. 새벽시장도 고민해 볼만한 대목이다.
 

 취급품목 확대, 장소 이전, 다른 관광지와 연계, 신용카드 사용, 포인트제도 도입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 시장은 바뀌어야 한다. 정체되면 추월당한다. 시장의 변신은 무죄다.

유세준 한국관광공사 인증심사관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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