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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문화제 부활을 꿈꾼다

기사승인 2018.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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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토축제였던 치악문화제도 전통을 살려 다듬으면 충분히 관광 상품으로 발전할 수 있어

 

 10월은 문화의 달이다. 전국 어디를 가나 각종 축제로 떠들썩하다. 원주를 비롯한 도내 각 지역도 같은 실정이다. 알맹이가 없는 축제라는 말이 나도는 곳도 있다. 그러나 나름대로 색깔은 있어, 행사를 하면서 프로그램을 다듬다 보면 전통이 쌓이면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적인 축제로 명성을 얻거나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곳도 처음 시작할 때는 대부분 같은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축제는 강릉 단오제, 영월 단종제처럼 역사성을 살려 정체성을 찾고 전통을 이어나가는 향토색 짙은 문화제와 특산품을 상품화하여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 하는데 중점을 두기도 한다. 화천의 산천어축제, 횡성의 한우축제 등이 이에 속한다. 또한 원주댄싱카니발처럼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개발, 축제로 승화시켜 주목을 받고 성공하는 예도 많다.
 

 대부분의 문화행사는 관광 상품으로 발전시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경제도 중요하다고 하겠으나 지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으면서 과거와 현재의 문화가 접목되어 미래의 문화를 창조하고 발전시키는데 기여하는 공은 보이지 않는 커다란 부가가치라 할 수 있다.
 

 원주의 축제로는 크게는 댄싱카니발과 한지문화제를 들 수 있다. 한지문화제와 댄싱카니발은 세계 속에 스며들고 있어, 성공한 행사로 많은 시민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 댄싱 카니발은 읍면동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 35만 시민들의 한마당 잔치와 각국의 참여는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돋보여 금년도 행사기간동안 50만이라는 유례없는 성황을 누렸다. 주제 자체가 현재에 중점을 둔 것이기 때문에 이해는 되지만 외국 출연진이 자국의 전통을 주로 공연하고 있는 것에 반해 우리의 전통 문화는 무엇으로 행사에 녹아있을까 라는 물음에는 답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축제를 보면서 20년 넘게 시민들에 관심을 모았던 치악문화제가 떠오른다. 향토색 짙은 치악문화제는 어떻게 사라지게 된 것인가. 지금에 와서 원인을 따지기 전에 치악문화제를 부활했으면 하는 바람은 나만의 소망인가.
 

 치악문화제는 1971년 군도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황주익 원주문화원장이 지역특성을 살려 원주만의 갖고있는 문화를 발전시키자는 뜻으로 기획하고 지역의 원로였던 이중연 씨를 위원장으로 추대하여 행사를 이끌어 나갔다.
 

 4월 9일부터 3일간 열린 군도제는 너무 군사 문화의 색채가 짙다는 여론과 예산 부족 등으로 이어 나가지 못하고 한 번의 행사로 막을 내렸다. 군도제 폐지 후 1983년 지역민의 화합과 문화창달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치악문화제로 다시 태어났다. 황주익 문화원장이 2회에 걸쳐 축제위원장으로 행사를 주도했으나 지역의 원로를 위원장으로 추대하자는 여론에 따라 문창모, 박효상, 임홍식, 김종락, 장윤, 심상기 씨가 강원감영제로 명칭이 변경되기 전인 2004년까지 위원장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문화제위원장은 교체되었으나 18회인 1999년까지는 문화원에 사무국을 설치하고 문화원장이 집행위원장을 맡아 행사의 일관성을 유지하였다. 이후부터는 문화원에서 분리·독립 축제위원회에 별도의 사무국을 두고 행사를 주관했다.
동악제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치악문화제는 차츰 향토사에 비중을 둔 행사로 발전하여 나갔다. 강원감영의 역사성을 이벤트로 부각시킨 관찰사순례행차는 300명이 동원되어 시민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원천석, 원호, 정종영, 한백겸, 원충갑, 김제갑, 원호(충렬사), 정시한, 김창일, 허후, 황무진, 이은찬, 민긍호 의병장 등 원주의 인물 14명을 선정, 당시대의 복장과 분장으로 시가지를 돌아 시민들의 호기심은 물론 지역의 역사를 알리는데도 크게 기여했다.
 

 인열왕후 행차, 치악산 아가씨 선발대회, 토속제, 한시백일장, 농악경연 등 25개 분야에서 펼쳐진 각종행사는 큰 무리 없이 알차게 치러졌다. 당시의 프로그램을 생각해볼 때 향토축제로서는 손색이 없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나열식이 아닌가 하는 문제와 야시장과 난장에서 부작용이 따르기는 했으나 어느 축제에서나 볼 수 있는 일들로 바로잡을 수 없는 큰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치악문화제와 댄싱카니발의 추구하는 방향, 즉 주제 자체에서 큰 차이를 두고 있다. 그러하기 때문에 댄싱카니발을 보면서도 치악문화제가 크게 다가오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 볼 수는 없다. 향토축제였던 치악문화제도 전통을 살려 다듬으면 관광 상품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치악문화제의 부활을 꿈꾸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 같다. 원주시와 시민 모두가 한번쯤은 부활을 생각할 때라고 본다.

박순조 원주문화원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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