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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한지, 지나온 20년과 앞으로 20년

기사승인 20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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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년이 한지문화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에 급급했던 세월이었다면 이제는 시민 일상에 뿌리내리도록 노력

  20년 전 원주시 제2청사로 사용되었던 건물 외벽은 행사를 홍보하는 현수막으로 단장되었고, 청사 마당에는 천막과 체험시설이 들어섰다. 알록달록 옷을 입은 모델들의 리허설이 한창이다. 선화당에서는 전시작품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청사를 누빈다. 원주한지문화제가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시민들을 만난 1999년 9월 8일 강원감영이 있던 곳의 풍경이다.
 

 2001년, 닥나무의 효율적인 생산과 친환경적인 한지생산공정 개발, 한지의 다양한 용도 개발, 전통한지의 문화관광상품화 및 한지산업화의 기반 구축 및 육성, 한지테마파크 조성 사업, 한지문화의 확대 및 대중화를 활동 목표로 사단법인 한지개발원이 설립되었다.
 

 2018년, 한지문화제 첫 회 행사를 치른 곳은 강원감영으로 멋지게 복원되었고, 1999년 9월 3일 세미나에서 건립을 제안했던 한지테마파크는 2010년 완공되어 한지문화의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지공예학교와 대한민국한지대전을 통해 많은 공예인과 명장을 비롯한 작가가 배출되었고 원주시는 한지 담당부서를 두어 한지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원주시의 제2청사 마당에서 시작하여 치악체육공원과 한지테마파크로 이어진 한지문화제 20년의 세월을 간략하게 백서로 담은 '원주한지문화제 20년, 기억과 기록'도 출판되었다.
 

 20년의 세월은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다. 축제가 20년 진행된다는 것은 지역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지역축제들이 소리 없이 사라지기도 하고, 지역의 집중적인 투자로 인해 급성장하는 축제가 있는 반면 한지문화제는 꾸준함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지역의 대표축제로 성장하는 축제라고 감히 얘기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한계가 노정되어 있고, 과제도 많을 뿐 아니라 갈 길 또한 멀다. 정체기를 넘어 쇠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한지문화제가 이제는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 20년 전 새로운 콘텐츠로 반향을 일으켰던 것처럼 처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21회 한지문화제'를 준비하려고 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이미 한지문화제의 변화를 이끌어낼 첫 번째 포럼은 시작되었으니 반은 온 것일까?
 

 지난 20년이 축제를 지키고 유지하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에 급급했던 세월이었다면 이제는 한지문화가 시민들의 일상에 깊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일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이려고 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원주한지의 역사를 알아가며 한지가 자랑스러운 지역의 문화유산이라는 자부심을 갖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두 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수 십 명의 한지문화예술인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지역의 한지문화예술인들에게 도움만 받았지, '그들을 위한 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는가?'라는 질문에 자신 있는 대답을 내놓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한지문화예술인들이 한지개발원을 의지하며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지원 방법을 모색하고 함께 도모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려고 한다. 이렇게 할 때 한지테마파크는 더욱더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한지의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지의 산업화에 대해서 긴 호흡으로 점검하고 중장기 계획을 다시 세워가는 일이다. 이 길에 시민 여러분이 다시 한 번 힘을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시민과 함께라면 미래의 과제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김진희 (사)한지개발원 이사장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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