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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분처리가 건강도시사업?

기사승인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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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도시와 거리 먼 사업 수두룩

원주시 이미지 홍보, 박경리 문학축전,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 가축분뇨 처리, 국제자매우호도시 교류, 천사운동 지원. 이들 사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첫 번째 공통점은 원주시에서 연례 반복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란 점이다. 두 번째 공통점은 이들 사업이 모두 건강도시사업이란 점이다. 두 번째 공통점에서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어떤 점에서 건강도시사업과 연관이 있다는 것일까?

이들 사업은 원주시에서 수립한 ‘2019년 건강도시사업 종합 추진계획’에 열거돼 있다. 원주시는 시정 역점시책인 ‘WHO건강도시 원주’의 도시브랜드 정착을 위해 이 같은 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합리적인 지원시스템을 구축해 시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의거해 원주시는 올해 건강도시사업으로 건강도시 인프라 구축, 시민 건강증진, 사회·물리적 환경개선 등 3개 분야 79개 사업을 선정했다. 원주시 32개 부서에서 참여하며, 총사업비는 391억8천만 원이다. 종합 추진계획만 놓고 보면 체계적이고 방대하다.

그러나 사업별로 꼼꼼히 들여다보면 종합 추진계획이 부풀려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건강도시사업과 연결고리가 희박한 사업이 상당수를 차지하면서 예산이 부풀려진 것이다. 원주시 이미지 홍보 5억 원, 박경리 문학축전 2억3천만 원,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 5억4천400만 원, 가축분뇨 처리 6천600만 원, 국제자매우호도시 교류 2억2천700만 원, 천사운동 지원 2천900만 원 등이 그 예이다.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지원, 준고령자 인터넷 운영사업, 원주여성영화제 지원, 청소년 활동지원, 교통 안전시설 확충, 도시재생 주민제안 공모사업, 농촌체험관광 활성화 등도 건강도시사업에 포함돼 있다.

이 같은 사업을 건강도시사업으로 인정하더라도 문제는 또 있다. 원주시만의 고유사무가 아니란 점이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다들 시행하는 일반적인 사무를 원주시는 건강도시사업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는 것이다. 원주시가 제시한 건강도시사업이 속 빈 강정이란 비난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게다가 대한민국 대표 건강도시를 표방하는 원주시의 위상을 되려 깎아먹는 행위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원주시가 ‘WHO건강도시 원주’를 선포한 건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태평양지역 건강도시연맹 의장도시를 역임하기도 했다. 시민 A 씨는 “구호에 그칠 게 아니라 피부에 와 닿는 시책을 제시해야 원주시가 건강도시란 걸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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