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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친일청산, 역사 정의 바로 세우자

기사승인 2019.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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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족과 원주시민 뜻이 모아진 이전이라면 모를까, 민긍호 의병장 묘역 이장은 또 한 번 민긍호 의병장을 모욕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올해는 3.1운동이 일어 난지 100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이 된지 100년이 되는 아주 뜻 깊은 해다. 그 정신과 실천을 바탕으로 앞으로 백년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해로 기록될 것이다.
 

 영욕이 함께해온 지나온 1세기 동안 대한민국은 많은 것들을 이룩해 냈다. 자랑스럽고 가슴 벅찬 일이다. 기억해야 할 일이 많지만 늘 3월이 오면 일제 침탈시기 및 일제 시기 수많은 독립 운동가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일신의 영달과 안위를 위해 민족을 팔고, 민족을 배반한 이들이 어디 한둘인가? 소위 친일파인 민족반역자들이다. 그러고도 지금까지 제대로 청산이 되지 못하고 지금도 우리 사회 곳곳에 적폐로 남아 사회발전과 통합 그리고 남북화해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하여 오늘은 우리 지역에 현존하는 역사의 현장으로 상식선에서도, 역사정의 차원에서도 너무 모순된 이곳을 생각해 보며 이제는 제대로 된 역사 세우기가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원주 봉산동에 누워계시는 민긍호 의병장을 생각하면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1900년 전후 나라가 위급할 때에 수많은 고위직 친일파들이 발호하고, 수많은 고위직들이 자기 신상의 안일을 위하여 숨죽이고 있는 상황에서, 특무정교(특무상사)의 계급으로 무기 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열세였지만 나라를 위하여 100여회에 걸친 반일 무장 투쟁을 치열하게 전개하였다.
 

 민긍호 의병장 묘역에 가면 뾰족한 첨탑의 추모비가 서있고 그 비문에는 대표적인 친일파인 정일권의 추모사가 자랑스럽게 들어있다. 추모사란 '죽은 이를 생각하며 그리워하는 말이나 글'을 뜻한다. 친일파 정일권이 반일 무장 투쟁을 한 의병장을 그리워하며 글을 썼다니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다. 감히 대표적인 친일파가 의병 대장을 욕 보이고 있는 현장인 것이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해방된 조국 공간에서 일제의 앞잡이 고등계 형사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독립 운동가를 체포 고문했던 노덕술이 떠오른다. 그가 누구인가? 광복군 부사령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국무위원 및 군무부장을 지내 약산 김원봉을 모욕한 인간 아닌가? 어디 이런 일이 한둘이랴!
 

 친일파 정일권이 민긍호 의병장을 모욕한 행위는 또 있다. 묘비와 추모탑에 대장(大將)이 아닌 대장(隊長)으로 쓴 것이다. 반일 무장 투쟁을 하기 전엔 특무정교였지만 의병으로 많은 전투를 치루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의병들이 펼친 서울 진공 작전 시에는 '관동창의대장(關東倡義大將)'으로 참전했다. 그러니 분대장도 장이 될 수 있는 일개 부대의 장을 의미하는 대장(隊長)이 아니라 대장(大將)으로 고쳐 써야만 한다.
 

 그리고 요즘 현재의 민긍호 의병장 묘역을 옮기려 한다는 말도 있다. 유족과 원주시민의 뜻이 모아진 이전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것이면 이장 행위는 오히려 또 한 번 민긍호 의병장을 모욕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또한 추모탑에 의열단원 독립운동가 권준 장군의 글의 파괴 문제도 고려해야하고, 친일파 정일권이 민긍호 의병장을 욕보이려는 의도가 숨어 있었다는 것을 밝히는 내용이므로 없어져서는 안 된다.
 

 큰 비용을 안들이고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친일파 정일권의 정체를 밝히고, 대장(大將)이 아닌 대장(隊長)으로 써서 민긍호 의병장님을 모욕한 의도를 밝히는 방법'으로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은 내용이 들어간 새 안내판이 의병장님 묘역에 하루 빨리 설치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울러 원주시와 원주시의회가 민긍호 의병장님 묘소에 얽혀 있는 문제점을 잘 알고 있으므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바로 잡아 민긍호 의병장의 고귀한 뜻을 널리 알리는 선양 사업을 펼쳐주기를 바란다. 뾰족한 첨탑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불편한데 친일파 정일권의 이름을 볼 때 마다 울화통이 치민다. 
 

 원주 시민으로서 진정한 역사 바로 세우기와 역사정의의 상식이 강물처럼 흐르길 고대해 본다.

변창수 강원역사교사모임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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