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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두레 사업 1년을 회고하며

기사승인 2019.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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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사업체가 만들어가는 지역의 변화는?

 

  원주시와 문병선 피디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추진하는 관광두레 사업에 선정된 지 만 1년이 되었다. 주민사업체는 지난해 7월부터 선정되어 현재까지 5개 주민사업체 20여명이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관광두레 사업이 무엇이고, 주민들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관광두레사업은 6년 전 지역의 관광개발이나 관광자원이 주민의 소득으로 넘어가지 않는다는 고민 속에서 출발했다. 관광두레는 지역주민이 스스로 숙박, 식음, 기념품, 체험, 여행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 고유의 특색을 지닌 관광사업체를 만들고 운영하는 주민 주도의 공동체 사업이다. 현재 전국 61개 지역 370여 주민사업체가 육성·창업되고 있다.
 

 원주권 관광두레 협의회(가칭 파이, 대표: 서현숙)는 지난 2월 22일 원주협동광장 쿱카페에서 원주권 관광두레 살롱을 개최했다. 주민사업체 구성원들이 많게는 7~8개월 동안 준비한 사업의 모델을 발표하고, 샘플 상품을 내 놓는 등 그동안 준비한 것들을 선보였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보여주는 자리여서 많은 상품이나 사업의 결과는 드러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날 주민들은 사업을 왜 하고, 사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꿈이 무엇이고, 어떤 컨셉의 상품을 내놓을 계획인지에 대한 설계도를 발표했다. 조금은 황당한 발표회지만, 구성원들이 내놓은 이 영감을 위해 많은 전문가들의 멘토링과 견학, 그리고 타지역 주민사업체들과 교류를 해 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설계의 과정이 나와 주민사업체에게 결코 쉽게 넘어가는 시간이 아니었다.
일부 구성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지루한 이 과정을 참아오며 때론 불평하기도 하고, 때론 일부 구성원이 이탈하기도 하는 등 많은 시련이 뒤따랐다.
 

 그리고 최근 긴 준비의 시간을 깨고, 하나씩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듯 상품이 선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혜화동의 마르쉐 장터에 양귀비랑 감자랑의 서곡리 주민사업체가 투명감자칩을 내놓은지 30분 만에 동이 났다. 양은 많지 않았으나 폭발적인 반응에 주민사업체 구성원들조차 어리둥절해 하는 분위기가 아직도 생생하다. 50인분의 양귀비 감자떡도 2시간 만에 완판이 되었다. 설문조사를 통해 얻은 고객들의 반응도 좋았지만, 많은 쉐프들의 반응은 상상이상이었다.

 덕분에 주민사업체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엄청난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 이 밖에도 참꽃공동체는 놀이비누라는 컨셉으로 풍류여행사를 준비하는 팀은 응어리 디톡스로 공공기관과 일반기업체 및 단체고객을 대상으로 연수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몇 개의 사업체가 성공해서 지역에 무엇이 남고, 무엇이 달라질까를 반문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공공기관에서도 매출이 얼마고, 얼마나 고용했는가 등 실적에 관심이 있다. 
 

 우리는 지역의 거대한 변화나 전환을 만들 수 있는 힘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사업을 통해 지역의 작은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서곡마을에서 12년 동안 마을활동을 하면서 젊은층이 교육을 중심으로 추진한 공동체형 협동조합들이 주민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경험해 왔다. 그 변화의 상황을 지켜본 주민들은 현재 자체적으로 축제(꽃양귀비축제나 용수골작은음악축제)나 마을 활동(건강반장, 쓰레기 실명제, 제빵 등 문화활동)등 사업을 통해 거대한 물결이 되어 지역을 바꾸어 가고 있다.
 

 잘 안팔린다고 나쁜 상품이 아니듯이, 잘 팔린다고 좋은 상품은 아니다. 결과에 연연하기 전에 주민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준비를 통해서 '원주에서 볼 것 없고, 먹을 것 없다'는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설계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지역의 보물이 무엇이고, 원주만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어떻게 상품화할 수 있을까?'라는 도전의식이 다양한 계층과 곳곳에서 일어날 필요가 있다. 그 도전이 지역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5월 꽃양귀비 축제에 일반시민들과 사회적경제 관계자, 시의회, 시청 등 공공기관 관계자들을 초청해 원주관광두레 주민사업체 파일럿 상품을 경험하는 팸투어를 기획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뚜렷해지는 주민사업들의 사업이 지역에 영감을 주고 변화에 기여하는 작은 물결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선 원주지역의 전문가 멘토들과 공유 자원들, 그리고 행정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또한 주민들이 잘하는 것을 잘 성장 시키고, 부족한 부분을 네트웍으로 보완 한다면 원주는 실제로 희망이 싹트는 다이나믹한 원주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문병선 원주시 관광두레 PD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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