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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일자리 정책이 가야할 길

기사승인 201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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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들에게 일자리는 인생의 도전이자 기회…어른들의 시각에서 재단된 청년일자리 정책과 부모들의 직업 보수성이 청년들의 도전의식과 창의성을 가로막고 있는 건 아닌지…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 5년간 청년실업률은 9%대로 증가하였고 고용률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청년들이 일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가 일궈온 사회적 자산이 서서히 사라지게 되는 셈이며 미래사회의 불안으로 이어진다. 실제 청년층 고용 부진은 만혼(晩婚)으로 이어지고, 이는 궁극적으로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청년실업 문제는 좀 독특하다. 일자리가 부족하다기보다는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청년들이 준비하는 기간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이를 비경제활동인구라고 하는데, 청년인구 중 학생, 진학준비생, 취업준비생 등이 과반수를 차지한다. 일하거나 일자리를 찾으려는 청년보다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공부하는 청년들이 반이 넘는다는 얘기다.

 청년 중 400만 명이 재학 상태이며, 대학진학률도 거의 70%에 육박한다. 더욱이 취업준비생 중 과반수 이상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생"이다. 청년일자리 문제가 단순한 일자리 늘리기 정책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데이터들이다.
 

 강원도의 청년실업률과 고용률은 2015년을 기점으로 호전되고 있지만, 도내 청년들의 역외유출이 문제다. 작년 한 해 도내 청년 6만 명이 나가고 5만여 명이 들어왔다. 순유출만 7천 명이 넘는다. 5년 전보다 2배가 넘는 수치이다. 이들 대부분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으로 갔다. 젊고 유능한 청년 인재들이 일자리를 찾아 혹은 다른 이유로 강원도를 떠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청년창업도 마찬가지다. 강원도 청년창업 수는 5천631개로 전국의 2.5%에 불과하다. 업종도 한식음식점, 통신판매업, 건설장비운영업 등 서비스업과 건설업이 주를 이룬다. 창업이야말로 청년들의 도전의식과 창의력을 발휘하는 실험의 장임에도 불구하고, 강원도는 그나마도 열악하다.
 

 근본적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중앙부처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창업지원사업은 7개 부처에서 60개 사업에 걸쳐 7천796억 원이 지원되고 있는데, 이를 운영하는 주체는 지자체가 아니라 17개의 중앙부처 산하의 중간지원조직이다. 이러다 보니 지역특성이 반영된 청년 눈높이의 창업지원은 요원하다. 
 

 일자리는 생계를 꾸려나가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다. 특히, 기나긴 준비과정을 거쳐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 일자리는 인생의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이다. 하지만 어른들의 시각에서 재단된 청년일자리 정책과 부모들의 직업 보수성이 청년들의 도전의식과 창의성을 가로막고 있는 건 아닌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지금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몇 개월짜리 일자리 보조금보다는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사회적 환경과 관용이며, 그들이 자신의 아이디어와 끼를 함께 발산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며, 서울에 가지 않고 우리 지역 중소기업에 취직해도 경제적 삶과 복지가 보장되는 직장 환경이 아닐까. 획일성과 경제성이 어른들의 시각이라면 다양성과 개성이 청년들의 아이콘이다. 청년일자리 문제도 청년들이 정책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지경배 강원연구원 연구위원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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