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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위험, 원주는 어떨까?

기사승인 20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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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5대 위험, 기후변화 대응 실패·기상이변·생물다양성 감소·식량 위기·물 부족…자연의 법칙 거스르는 기후변화는 재앙으로 돌아올 것

  최근 눈길을 끄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세계 5대 위험'에 관한 것이었다.
52개국 과학자 222명을 대상으로 인류 생존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5대 위험을 설문조사 한 결과였다.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세계 5대 위험은 ▷기후변화 대응 실패 ▷기상이변 ▷생물다양성 감소 ▷식량 위기 ▷물 부족이었다.

 과학자들은 이 가운데 식량 위기를 제외한 네 가지는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원주는 어떨까 생각해봤다. 기후변화는 이미 몸으로 실감하고 있다. 단적인 예가 이번 겨울이다. 추위에 맞서 중무장하고 집을 나선 적이 손에 꼽을 정도다. 눈 때문에 차량 운행이 불편하다고 느낀 적도 드물었다.

 물론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겐 춥지 않은 게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계절은 순리인 동시에 자연의 법칙이다.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기후변화는 재앙으로 돌아올 수 있다. 또한, 기후변화는 기상이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세계 곳곳에서 물난리로 인한 재난을 경험하고 있다. 

 생물다양성 감소는 어떤가. 논에서 메뚜기를 잡아 프라이팬에 볶아 먹은 경험이 있는 필자로서는 메뚜기에서 생물다양성 감소를 실감한다. 농약과 화학비료 때문에 메뚜기는 귀한 존재가 됐다.

 메뚜기뿐이랴. 여치, 방아깨비, 풍뎅이 등등 귀한 존재가 된 곤충이 적지 않다. 심지어 개구리도 본 지 오래됐다. 메뚜기, 여치, 방아깨비, 풍뎅이, 개구리가 살던 보금자리를 인간이 침범했기 때문이다.
혁신도시와 기업도시가 대표적이다. 혁신도시가 형성되기 전 그곳은 자연마을이었다. 논과 밭, 야산이 그림같이 펼쳐졌고, 가옥이 드문드문 놓인 전형적인 농촌이었다. 지금은 콘크리트 천지가 됐다. 발 딛는 곳마다 콘크리트다.

 그러니 이곳에 생물이 살 수 있겠는가. 곤충의 감소는 양서류와 파충류 감소로 이어진다. 양서류의 감소는 설치류의 감소로 이어진다. 설치류의 감소는 포유류의 감소로 이어진다. 전형적인 먹이사슬의 파괴현장을 목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자연마을 파괴는 관계의 단절도 야기했다. 혁신도시와 기업도시가 형성되기 전 그곳에서 오순도순 살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끈끈한 공동체를 와해시킨 셈이다. 콘크리트 동네에서는 끈끈한 관계가 형성되기 어렵다. 세계 5대 위험과는 별개지만 관계의 단절은 고독한 상황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세계 5대 위험에서 벗어나는 길은 무엇일까. 필자의 얕은 생각으론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것이다. 되도록 자연 친화적인 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인도 변에 잡초가 좀 있으면 어떤가. 학교 운동장에 꼭 인조잔디를 설치해야 할까. 하루 중 흙을 밟을 일이 얼마나 될까.  이 땅은 우리의 소유물이 아니다. 후손 대대로 살아갈 터전이다. 그들에게 땅을 물려줄 것인지, 콘크리트를 물려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박수림(반곡관설동)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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