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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국에 공무원·시의원 술판

기사승인 2020.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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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명 참석 105만 원 결제…업무추진비 위반 논란

▲ 지난 8일 회식에 앞서 원주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의원들은 아카데미극장에서 현장 점검을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원주시 간부공무원들과 원주시의원들이 음식점에 모여 술을 마시며 회식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원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원주시가 시민들에게 모임이나 외출 자제를 요청하던 시점이었다.

제보자, 원주시, 원주시의회에 따르면 회식은 지난 8일 저녁 단계동 음식점에서 있었다. 원주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소속 시의원들과 산업경제위원회 소관 부서인 원주시 경제문화국 간부공무원 등 14명이 회식에 참석했다.

이날 시의원들은 근대문화역사공간 재생 활성화 사업현장인 아카데미극장을 현장 점검한 뒤 음식점으로 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보자에 의하면 음식점에 머문 시간은 오후6시30분부터 약 2시간이다.

회식 당일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 중이었다. PC방, 노래연습장, 단란주점 등 12종의 고위험시설은 강제로 영업을 중단시켰다. 규정을 위반하고 영업을 하는 건 아닌지 원주시 공무원들이 단속하던 시점이다.

또한, 이날 원주시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소속 공무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처음 시행했다. 부서별로 전체 공무원의 20%는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경제문화국 간부공무원들은 시의원들과 술판을 벌였다. 게다가 회식 다음 날인 9일 원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발생했을 만큼 위중한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회식에 참석한 모 시의원은 “제8대 후반기 시의회를 시작하면서 집행부 간부공무원들과 상견례 차원에서 회식이 이루어졌다”면서 “음식점에 들어갈 때 발열 체크를 하는 등 안전한 상황에서 회식을 했다”고 말했다. 동석했던 한 공무원은 “음식점들이 개점휴업 중인 상태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려는 측면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모범을 보여야 할 공무원과 시민의 대표인 시의원들이 위중한 상황에서 술판을 벌였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이 거세다. 일부에선 원주시의회 임시회를 약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벌인 이날 회식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시민을 대신해 원주시정을 견제·감시해야 할 시의원들이 집행부 공무원들로부터 접대를 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경제문화국에서 임시회에 제출한 안건을 1차로 심사하는 산업경제위원회 시의원들에게 예산과 의안을 통과시켜 달라는 청탁성 언사가 오갔을 수 있어서다.

 

업무추진비 집행기준 위반 논란

논란은 또 있다. 이날 음식점에서 지출한 식대가 105만 원이란 점이다. 식대는 원주시에서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주시는 ‘지역현안 업무 논의를 위한 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와의 간담회’ 명목으로 시책추진 업무추진비에서 105만 원을 지출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에 따르면 원주시 업무추진비는 참석자 1인당 4만 원 이하 범위에서 집행해야 한다. 이날 회식에선 집행기준의 약 2배인 1인당 7만5천 원을 지출했다. 1인당 4만 원을 초과했더라도 불가피하면 사유를 명시하고 집행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날 회식이 집행기준을 초과할 만큼 불가피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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