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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갈등, 연착륙이 필요하다

기사승인 2021.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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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원주시지부(이하 원주시지부)의 내홍이 심각하다. 1세대 집행부와 현 집행부 간 갈등이다. 1세대 집행부는 초대 공무원직장협의회 시절부터 작년까지 조직을 이끌어온 이들이다.

 현 집행부는 작년 3월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다. 지난 3월 시청 앞에서 한 달 넘게 이어진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레미콘지회 집회가 갈등의 씨앗이 됐다. 당시 레미콘지회는 원주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시장실 앞까지 강제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저지하던 원주시 공무원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청사 기물을 파손했다. 이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본 공무원들 사이에서 민주노총의 투쟁방식에 관한 반발 기류가 형성됐다고 한다. 

 공직 경험이 풍부한 선배 공무원들은 자주 봐오던 모습이어서 그러려니 했다. 신참 공무원들은 달랐다. 법과 절차를 무시한 폭거로 받아들였다. 이는 당시 원주시지부가 레미콘지회의 강제 진입을 규탄하며 발표한 성명에 기록돼 있다. 원주시지부는 규탄 성명에서 "노동조합은 연대를 통한 노동자 권리 보호를 중요한 가치로 여겨왔는데, 레미콘지회의 폭력 행위는 그 중요한 가치를 훼손한 폭거"라고 적었다.

 민주노총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상급기관이다. 원주시지부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중앙조직의 하급기관이므로, 하급기관이 상급기관에 반기를 든 것이었다. 

 민주노총에 대한 반감은 민주노총은 물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중앙조직으로부터의 탈퇴를 검토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조합원들로부터 탈퇴 검토 및 독자노선을 걷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는 게 현 집행부의 설명이다. 

 1세대 집행부는 공무원노조를 법내 노조로 만들기까지 옥고를 치르는 등 시대적 아픔을 겪은 당사자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반면 MZ세대인 신참 공무원들은 머리띠 두르고, 구호를 외치고, 몸싸움하는 민주노총 투쟁방식이 마땅찮다. 정서적으로 맞지 않는다. 실용주의 측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조합원들의 의견을 따라야 하는 현 집행부의 선택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신구 갈등은 일반 조직도 마찬가지다. 세대 교체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숙명일 수 있다. 문제는 공무원노조는 일반 노조와 다르다는 점이다. 원주시지부 조합원은 전체 공무원의 절반이 넘는다. 노조 문제로 국한해 볼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원주시가 시민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듯 원주시지부도 막중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세대 교체에 있어 연착륙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이유이다. 연대의 가치를 몸으로 체험한 1세대 집행부의 서운함과 대처방식도 이해가 간다. 조합원 의견을 대변해야 하는 현 집행부 입장도 공감이 간다. 날선 대립각으로 인한 갈등은 양측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기게 된다는 점에서 대화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갈등이 공직사회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칼날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 수 있길 바란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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