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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협 상호금융, 힘없는 사람의 희망돼야

기사승인 202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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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업 중심으로 돌아가면 협동조합 취지 잊고, 결사적 성격만 강조하면 지속가능성 잃어…이 둘의 조화를 염두에 두어야 하며 겸손한 자세로 조합 운영해야

 

 협동조합의 가장 큰 특징은 자발성과 개방성에 있다. 1972년 신용협동조합법이 제정되기 이전부터 고리사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난한 사람들이 십시일반 푼돈을 모아 상호대출을 해 온 역사가 원주는 1966년부터 있었다. 즉, 법이 있어 협동조합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와 염원이 있다면 자발적으로 협동조합을 결성해 자주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원주의 밝음신용협동조합(밝음신협)도 그런 협동조합이다. 

 지난 8월 31일 밝음신협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 신협 역사는 60년이 다. 신협법이 없을 때 스스로 상호금융을 조직한 것이다. 원주는 이런 협동조합의 흐름이 있어서 그런지, 그 이후에도 신협이 다수 창립되어 현재는 지역신협과 직장신협이 인구 수 대비 많은 지역 중의 하나이다. 원주는 이러한 전통을 살려  시대의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해야 할 역사적 책무가 있다. 이를 위해 앞으로 신협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 몇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신협을 포함하여 협동조합은 각각의 단위 조합만으로는 자발성에 기초한 자립구조를 형성하기 어렵다. 그래서 협동조합 간 협동을 통해 지역 내의 자립 구조를 갖추라고 주문하는 것이다. 원주를 협동조합의 도시라 불리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런 협동조합 간 협동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협동조합 간 협동은 어떻게 전개돼야 할 것인가? 

 정답은, 협동조합 간 협동을 통해서 새로운 필요를 조직하고 이것을 사업화하는 것이다. 신협의 목표 중의 하나는 복지사회 구현이다. 우리나라는 2026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때문에 노인 돌봄은 매우 중요한 사회적 의제이다. 신협이 다른 협동조합들과 연대해 단순히 조합원들 간의 상호 이용을 넘어서는 새로운 노인돌봄사업을 개척해야 한다. 지금은 이종협동조합들이 연합회를 결성, 새로운 사업들을 할 수 있다. 새로운 비전에 기반 한, 새로운 필요와 염원을 사업화할 수 있는 신협으로 재도약해야 한다.

 둘째, 협동조합은 기본적으로 조합원 중심이다 보니 소위 끼리끼리 모여 사업을 하고 운영을 해나가는 특징이 있다. 그러다 보니, 특정 조직이나 인맥, 학연 등으로 신협이 운영되는 경우가 있는데 앞으로는 이런 모습을 지양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방성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조합의 문을 열고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주변화 되고 무권력화되어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먼저 살펴야 한다. 전통시장 상인들, 소상공인, 더 나아가 아르바이트  등 임시·계약직 노동자들, 전통적인 복지 취약계층인 장애인, 아동, 노인과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 다문화 가구, 이주노동자, 은퇴한 중장년층 등등. 신협은 끊임없이 지역 사회의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신협이 가지고 있는 상호금융의 자산이 이런 주변화 되고 무권력화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나눠지고 함께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셋째, 협동조합이라는 운명은 두 가지 가치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사업체로서의 지속가능성과 협동조합이라는 결사체로서의 조화이다. 신협은 사업체로서의 금융업의 지속가능성을 늘 고민해야 하며 전문성 향상을 위해 역량을 강화시켜야 한다. 그러면서, 결사체로의 특징을 망각하면 안 되기에 쉬지 않고 협동조합과 지역사회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해야 한다. 

 금융업 중심으로만 돌아가면 협동조합의 취지를 잊게 되고, 결사적 성격만 강조하다보면 실력이 부족해지거나 지속가능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 둘의 조화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며, 이사회는 이런 신협이 되기 위해 겸손한 자세로 조합 운영을 해야 할 것이다. 상호금융이라는 엄청난 자산을 이제는 지역 사회의 새로운 필요를 조직하는데 사용하여 무권력화되고 주변화된 이들의 새로운 희망으로 신용협동조합이 자리매김 하기를 기원한다. 

박준영 원주밝음신용협동조합 이사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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