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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점이 모여 선을 만든다

기사승인 202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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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가 가진 이야기와 문화인프라는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숨겨진 매력이 계속 드러납니다…흩어져 있는 점을 선으로 연결할 안목과 창의성을 길러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유명한 시가 있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저는 이 시의 제목이 '원주'가 되어도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원주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꽃 한 송이 한 송이가 모여 아름다운 꽃다발이 되는 것처럼 시민 한 명의 시도가 공동체의 활동으로 이어져 도시의 스타일로 자리잡은 많은 경험들이 있습니다.

 좁쌀 한 알의 삶을 실천한 장일순 선생님의 생명사상과 협동조합 운동, 그림책을 사랑하는 시인 이상희로부터 시작된 그림책도시, 도서관 사서 서계녀의 제안으로 시작된 한도시한책읽기 운동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하나의 작은 '점' 시민, 그리고 시민에 의해 서서히 성장하는 원주의 모습을 '점점'이라 표현하고, '원주 Style is 점점'이라는 전시도 진행을 했었지요.

 이렇게 시간과 정성을 들여 문화적으로 서서히 성장해 온 원주가 최근 급속하게 문화관광인프라를 갖추어 나가고 있습니다. 치악산은 둘레길 11코스가 개장을 하며 자연 속에서 힐링을 원하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고, 출렁다리로 전국의 관광객이 다녀간 간현관광지는 천연암벽 미디어파사드 공연을 중심으로 '나오라쇼'가 개장을 했습니다.

 그림책센터 일상예술이 문을 열었고, (옛)원주여고는 복합문화교육센터로 변신하여 시민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원주역부터 반곡역까지 치악산 바람길숲이 조성되고, 대한민국 독서대전, 우산동 도시재생사업도 확정되었습니다. 도시재생, 문화, 관광 관련 하드웨어가 속속 만들어지고 있지요.

 원주가 문화적 전환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타이밍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적 전환의 폭을 넓히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사람을 키우고, 문화예술콘텐츠 발굴을 중심으로 하는 문화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지금 필요한 3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그 어떤 때보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가장 기본은 원주시민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피는 것입니다. 누가 살고 있는지,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소외받는 이웃은 없는지. 특히 예술가 시민의 삶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장르에 어떤 예술가가 우리 동네에 살고 있는지 문화예술인 DB를 구축하고, 문화예술실태조사를 통해 문화전략 수립의 기초를 닦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도시 원주는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요? 지역을 해석하고, 자원을 연결하고, 시대에 맞는 문화콘텐츠로 창조하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원주가 가진 이야기와 문화인프라는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숨겨진 매력이 계속 드러납니다. 그런데 아직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고, 점점이 흩어져 있는 거 같습니다. 점을 선으로 연결할 안목과 창의성을 길러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문화적 시선으로 도시를 바라보고, 종합정책을 설계했으면 좋겠습니다. 정부는 5년마다 지역문화진흥계획을 수립하고, 정책운영을 합니다. 저는 이러한 체계적인 문화전략이 지역화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주는 중간지원조직에 역량이 모여있고, 활동이 활발한 도시여서 거버넌스 방식으로 원주문화정책이 설계된다면 실질적으로 우리 지역에 필요한 대안들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도시 원주는 축제 주제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시문화'에 대한 축제 개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도시문화축제 '닷 닷 다앗'은 도시의 다양한 장소를 무대로 작지만 다양한 행위, 경험, 순간들을 통해 도시 문화를 알아가고 발견하는 21일 동안의 축제입니다.

 '작은 점이 모여 선을 만든다'라는 뜻의 '닷 닷 다앗'에서 원주의 문화적 전환을 위한 다양한 담론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도시문화에 대한 시민담론이 원주시의 문화정책으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김선애 원주시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 사무국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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