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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도시텃밭 이야기

기사승인 2023.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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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소한 도시텃밭 이야기'는 앞으로도 지속돼야 할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 분양한 토종 모종들이 잘 자라주길 바라면서 우산동 마을 골목 경관을 살리는 가든의 역할로 확대되기를 소망한다

 싱그런 봄이 한창이다. 꽃 피는 짧은 순간의 감상도 잠시, 곧 작물을 심을 때라 농부의 손길은 더욱 분주해진다. 땅을 고르고 이랑을 만들고 밭에 씨를 직접 뿌리거나 모종을 심는 이때야말로 정말 생생한 계절이 아닌가 한다. 종묘상 곳곳에서는 파릇파릇 잘 자란 갖가지 채소 모종들이 가득하다. 텃밭을 가꾸고자 하는 이들에겐 어떤 작물을 심어볼까 고르고 선택하는 즐거움도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를 벗어나며 고물가를 겪는 요즘, 도심 생활공간에서 가정에서 즐겨먹는 채소류를 직접 재배하는 가구가 부쩍 늘고 있다. 급격한 도시화와 확장으로 자연 생태적 환경과 점차 멀어지면서 작물의 직접 재배 공간인 텃밭이 많이 사라졌지만, 짜투리 공간 한 뼘의 땅만 있어도 부지런한 이들은 땅을 결코 놀리지 않는다. 

 화분이나 플라스틱 상자, 스티로폼 박스 등을 이용해 흙을 채워 뭐라도 심고 키우는 걸 좋아한다. 아마 우리 안에 경작 DNA가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가끔 도심 속 동네를 걷다 보면 화초나 채소가 소담스레 가꿔진 모습을 발견하곤 하는데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을 잠시 머물게 하는 여유와 삭막한 골목을 녹색 지대로 만드는 누군가의 마법 같은 손길에 감탄하며 왠지모르게 고맙단 생각이 든다. 

 기후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도시민들이 느끼는 위기감 중의 하나가 환경과 안전한 먹거리일 것이다. 이에 도시텃밭, 도시농업에 관심을 갖고 농사 초보지만 도전하고 시작하는 이들도 적지 않으며, 도심 유휴지를 이용하여 친환경 텃밭을 시민들에게 적극 분양, 지원하는 일을 하는 지자체도 많다. 

 작물을 재배할 너른 땅이 없어도 베란다, 옥상, 테라스, 화분 등 생활 공간 곳곳이 녹색 공간이 될 수 있다. 정원 같은 쿠바식 틀 텃밭도 유행인 모양이다. 

 이와 같이 도시텃밭은 인간적, 환경적, 정서적, 생태적 삶을 갈구하는 도시민들에게 대안으로서 생태문화이자 힐링의 공간이며, 안전한 먹거리를 자급하고 이웃과 나누고 만나며 이야기가 생성되는 소통의 장이 되는 마을 커뮤니티다. 또한, 마을 어르신들에겐 훌륭한 소일거리이며 자녀들에겐 작물을 재배하는 과정을 통해 생명존중과 생태적 감수성도 커지고 지구환경의 소중함도 깊이 깨닫게 되리라. 

 무엇보다 내가 직접 기르는 뿌듯함, 수확의 소소한 즐거움, 내 가족의 안전한 먹거리란 안도감이 행복한 마음이 깃들게 할 것이다. 도시텃밭이 활성화되어 도심의 농심(農心)을 가진 녹색 시민들이 많아질 때 행복한 녹색 도시 원주가 되지 않을까 꿈꾸어 본다.

▲ 지난 3일 우산동 마을관리소 공영주차장에서 토박이 모종과 텃밭 상자를 분양했다.

 이런 의미를 담아 원주녹색연합은 지난 5월 3일, 우산동 마을관리소 앞(우산초교길 23-3) 공영주차장에서 토박이(토종) 모종인 상추, 고추, 토마토 등 약 1천 주와 텃밭 상자 50개를 주민들에게 나누는((사)세상과함께의 풀뿌리환경활동지원기금) 도시텃밭 활동을 전개하였다. 

 원주 한살림의 기후위기 공부모임인 '빨간지구' 소모임 회원들과 직접 괴산에 있는 한살림 우리씨앗 농장을 방문해 토박이 씨앗을 보존하고 지키고자 노력하는 농부님을 만나 이야기도 듣고 토박이 모종을 싣고 오면서 우리씨앗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커지게 되었고 행사 당일 주민들에게도 토종 모종과 토종씨앗을 나누며 햇빛과 물, 정성을 주어 잘 키우고 씨앗을 받아 내년에도 씨를 뿌려 줄 것을 당부하였다.

 사전 신청을 받은 우산동의 25가구는 토종모종과 더불어 상자텃밭을 함께 분양하였고, 나머지 토종모종은 주민들에게 나눔하였는데 우산동 주민들의 관심과 호응이 컸고 매우 인기가 좋았다. 

 이처럼 '소소한 도시텃밭 이야기'는 앞으로 지속되어야 할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 분양한 토종 모종들이 잘 자라주길 바라면서 우산동 마을 골목 경관을 살리는 가든의 역할로 확대되기를 소망해 보며 더 많은 이웃들의 소소한 도시텃밭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길 기대해 본다.

김민자 원주녹색연합 사무국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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